지난 11월, 3기는 각각 마음에 맞는 분야끼리 모여 사회적 기업이나 NGO 단체를 방문해 그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4학년 진로 수업의 일환으로 인터뷰 요청을 드리는 것에 있어 학교나 교사의 직접적인 도움 없이 학생들끼리 연락을 드리는 긴장되고도 떨리는 일이었다. 3기 학생들이 다녀온 자화지찬, 민달팽이 유니온, 참여연대, 일상예술창작센터, 의료생협 등 다섯 군데 중 자화지찬, 민달팽이 유니온을 다녀온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화지찬
3기 송윤서 양, 문영준 군, 이재현 군, 세 명은 음악에 대한 관심과 공연 기획, 현장 스태프에 관심이 있고, 더 알고 싶어 했고, 공연 기획과 음악에 대해 조언을 듣고자 11월 11일, 공연 기획단 ‘자화지찬’에 방문하였다.
자화지찬은 사회적 기업을 지향하는 공연 기획 크루로 ‘자유롭고 화려하고 지랄맞지만 찬란한’을 줄인 말이다. 자화지찬의 모토는 ‘조져야지’로,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한 번뿐인 인생 조져보자!라는 마음으로 공연과 여러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자화지찬은 락 페스티벌뿐만 아니라 길에다가 워터 슬라이드를 만들어 물놀이를 한다거나 이른 아침에 출근하시는 회사원들을 위해 높은 건물에서 주먹밥을 던지는 퍼포먼스 등 여러 예술행사도 기획한다.
앞서 말했듯이 자화지찬은 사회적 기업을 지향한다. 현재 자화지찬은 사회적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후원을 받지 못하여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사회적 기업이 되면 금전적인 어려움 해결과 더불어 자화지찬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보다 쉽게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 명은 자화지찬 담당자 분을 만나서 인터뷰를 통해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인터뷰 후에는 자화지찬 기획 회의에 참관하여 회의 분위기와 진행 방식을 알 수 있었다. 자화지찬에 다녀온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문영준 군은 “모든 자화지찬 기획단원 분들이 시도하고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조져야지’라는 생각으로 기획에 임하는 것이 멋있었다. 또 회의 분위기도 낯설지 않고 편한 분위기여서 좋았다.” 라고 하였고 송윤서 양은 “진로를 음악 관련으로 고민하면서 내가 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시도해도 될지, 현실과 부딪히는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많았는데 담당자분의 조언 덕에 걱정이 해소되었다. 예술하는 사람은 패기가 있어야한다는 말이 정말 멋있고 와 닿았다.”라고 말하였다. 이정우 군은 “편하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자유로운 회의 분위기가 인상깊었다.”라고 말하였다.
자화지찬은 앞으로도 많은 행사와 공연을 기획하고 있으니 공연 기획과 신나는 무대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자화지찬에 관심을 가져도 좋을 듯 싶다.
민달팽이 유니온
‘민달팽이 유니온’에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여행 관련 기업을 방문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마음이 닿는 곳이 없어 어디로 갈지 고민을 하던 와중에 메아리 선생님의 소개로 이 곳을 알게 되었다.
‘민달팽이 유니온’은 청년 주거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건물이나 집을 매입하여 싼 값에 사람들을 들이는 곳이다. 청년실업, 청년주거 문제는 몇 년 후 우리가 맞닥뜨리기 쉬운 가까운 일이다. 그렇게 관심을 가진 친구들끼리 모여 그 기업에 대해 알아보고, 인터뷰 요청을 드리고 질문 내용을 정리하는 등 나름의 준비를 했다. 특히 연락을 하는 과정이 매우 떨리면서도 많은 걱정을 하게 되었다. 메일을 보내면 연락을 주겠다는 말에 메일을 보낸 후 가만히 기다리다가 ‘언제까지 기다리지? 혹시 우리 차인 게 아닐까?’ 걱정하며 다시 연락을 드리고, 수차례 연락이 오고가던 끝에 드디어 승낙을 받고 일정을 잡을 수 있었다.
11월 17일 화요일, 3기 학생 9명은 불광역 분식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시간을 내어 주어 감사하다는 마음에 작은 선물을 사들고 은평구 통일로에 위치한 청년허브 건물로 갔다. 청년허브 건물 내부는 따뜻하면서도 눈길을 끄는 공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거기서 우리는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일 하시면서도 달팽이집에 거주 중이신 임소라 팀장님을 만나 뵐 수 있었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모습에 다행이도 긴장했던 마음은 거의 사라졌다. 설립하게 된 계기부터 돌아가는 과정과 일하고 있는 내용 등 속속들이 잘 설명해 주셔서 질문거리를 많이 가져갔지만 그 중 반 가까이는 설명해 주신 내용으로 궁금증이 풀렸다. 인터뷰 오기 전부터 호감이 갔지만 이야기를 들으니 더 마음이 갔다. 특히나 요즘은 독립한 청년들의 대부분이 독거 중이고, 이웃사촌이라는 옛 말을 느낄 일이 거의 없는데, 방 하나에 두셋 명이 지내고, 한 지붕 아래에서 가족과도 같이 여러 사람들이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다. 같이 살면서 불편한 점도 분명 있겠지만 그런 점은 장점에 가려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사실 원래 취지는 여러 사람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함께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 내는 것이 좋은 작용으로 보였다. 다만 이날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사람들이 지내는 달팽이집 견학을 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래도 일을 하시면서 그곳에서 지내시는 분께 이야기를 들으니 더 좋았다.
정진아, 문영준,송윤서 기자 / 사진 최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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