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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칼럼/도서관은 맛있어

[콩강연 후기] "최악의 상황이란 없다." 만화가 장차현실 쌤의 이야기

1212일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 도서관에서는 올 해 마지막 콩강연이 열렸다 (콩강연은 콩 심은 데 콩 난다”, 먼저 공부하는 부모가 되자는 의미를 담은 부모 인문학 강연). 만화 또리네 집의 작가 장차현실 쌤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는데, 준비한 좌석이 꽉~ 들어차서인지, 장차현실 쌤께서 직접 들고 오신 따끈한 백설기 떡 상자 때문인지 강연장은 따뜻했다. ^^

 

강연 내용은, 지금의 또리네 집이 있기까지... 장차현실 쌤이 20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보내온 삶의 이야기를 여러 장면의 사진으로, 때론 만화로 담담하게 훑어보는 구성이었다. 폭력을 휘두르던 전남편과 헤어지고 다운증후군 장애와 함께 태어난 딸내미 은혜양을 혼자 키우던 모질던 20대 시절의 이야기은혜의 성장 과정과 양육 과정의 개선점 등을 담기위해 의욕차게 시작했으나 기승전=>남편 욕으로 채워가던 육아일기 이야기, 그렇게 욕하듯 쏟아냈던 글 덕분에 필력이 자랐고, 만화를 그릴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 만화를 그리다 우연히 인터뷰를 하게 되어 만난 현재의 8살 연하 영화감독 남편 이야기, 이제 27살이 된 은혜양의 요즘 이야기 등...

(사실, 강연 내용을 상세히 적어놓은 메모가 있었으나, 본 톡기자의 삐리한 실수로 기사쓰다 날려먹었기에 내용 설명이 부실함을 양해해주시라... .)

 

겪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아이 하나를 키우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 혼자서 투쟁하듯 겪어낸 그 시간의 무게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또리네 집 만화가 그렇듯, 그의 이야기는 무겁지 않았다. 지금 현재가 최악의 위기 상황이라고 느낀 적이 여럿이었지만, 미래의 시점에서 돌아보면 그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기회로 전환되는 계기가 찾아왔노라고, 그러기에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진짜 최악의 상황이란 없다고 이야기했다.

 

남보다 예민한 성격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것이 만화를 그리는 감수성의 바탕이 되었고, 은혜의 장애로 좌절을 겪었지만, 그것이 만화를 그리는 동력이 되었다...고 하는 그의 담담한 이야기 뒤에는 삶에 대한 치열함이 녹아나있었다. 최악의 상황은 없다는 이야기는 그런 삶의 치열함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고, 그렇기에 더욱 설득력을 가졌다. 

또리네 가족에게 그랬듯이, 지금 겪고 있는 힘든 일들은 미래에는 전혀 다른 의미로 기억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체념하기에 앞서, 미래의 추억을 잠깐 빌려오는 지혜를 발휘해보면 어떨까. 만화 속에서처럼 현재를 행복하게 사는 비법을 나눠주신 장차현실 쌤에게 감사를...

 

 

 

 

 

강연 후에 이어진 <또리네 집> 싸인 행렬.

 

장차현실 쌤과 은혜양이 한 권, 한 권 정성껏 남겨주신 글과 그림.   

 

 

글 파랑/사진 토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