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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칼럼/in교사, 교사 속마음 디비기

[in 교사] 아동 폭력, ‘착한 신고제’는 정말 착할까? [in 교사] 아동 폭력, ‘착한 신고제’는 정말 착할까? 새해를 맞이하고 두 달 사이에, 부모의 구타로 자녀가 죽음에 이른 사건이 잇따라 밝혀져 전국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교육부 장관은 큰 책임을 느낀다며, ‘착한 신고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착한 신고제란 아동학대가 의심되거나 알게 된 사람은 누구나 신고 할 수 있는 제도이다. 경찰 112신고 이외에도 소방119나 보건복지부129에도 신고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참혹한 사건들과 ‘착한 신고제’에 대한 보도에 접하며, 나는 답답하고 화가 났다. 5년 전쯤의 일이다. 학급에 유난히 얼굴이 창백하고 말수가 적은 여학생이 있었다. 상담하다가 학생의 부모가 모두 안 계신 걸 알게 되었다. 오래 전에 헤어진 아버지와는 연락도 되지 않고, 엄마는 한 해 .. 더보기
[in 교사] 교장제도와 ‘학교 성추행’ [in 교사] 교장제도와 ‘학교 성추행’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한 고등학교에서 여교사가 여학생의 속옷 안에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진다는 얘기였다.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들을 깨우기 위해서라 했다. 그녀는 심지어 학생의 치마 속에 손을 넣기도 했다. 학생들은 제대로 항의하지 못했다. 틈만 나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는 교사였고, 여교사가 여학생에게 하는 이런 행동이 ‘성추행’에 해당하는지를 잘 몰라서이기도 했다. 좀 더 오래 전에 들은 사례도 있다. 한 중학교 남교사 얘기다. 나이 지긋한 이 교사는 남학생들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성기를 만진다 했다. 수업 중 대답을 잘한 학생들에게 칭찬이라며 한다는데, 학생들은 불쾌감을 느꼈지만 역시 교사에게는 아무 말도 못했다. 이런 경우 직접 말하지.. 더보기
[in 교사] ‘큰 일 할 사람’을 ‘큰 일 낼 사람’으로 키우는 교육 [in 교사] ‘큰 일 할 사람’을 ‘큰 일 낼 사람’으로 키우는 교육 해외에서 삼성 로고를 보고 뿌듯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누군가는 외국 공항 대형 멀티비전 화면을 가득 메운 삼성 전자 광고를 보면서 뭉클했다고 했다. 그런 세계 굴지의 기업, 삼성의 대형 병원이 국내 메르스 확진자 중 절반 가까이를 배출하면서, 무기한 병원 폐쇄에 들어갔다. 메르스 사태를 보도하는 언론에서 삼성 병원을 향해 사용했던 공통된 표현이 있다. ‘국내 최고’라는 것. 그렇기에 삼성 병원이 메르스의 진원지가 된 현실에 대한 사회적 당혹감은 컸다. 메르스 초기 정부는 삼성 병원의 이름 공개를 극구 꺼렸고, 병원 폐쇄도 하지 않았다. 이 병원을 통한 감염 확진이 속수무책으로 늘어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도 병원 관리에 개입하지 않.. 더보기
[in 교사] 맹모는 열녀, 강남 엄마는 맹모 [in 교사] 맹모는 열녀, 강남 엄마는 맹모 연대 미상의 한글 필사본 , 이 책에는 맹자의 어머니에 대한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언제부턴가 나는 맹모가 극성스런 사람이라고 생각 하게 됐다. 이사까지 해가며 공부시켜서 자식이 출세하길 바란 건 아닐까? 현대의 한국에 맹모가 살았다면, 자녀를 위해서 원정출산이며 위장전입까지 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기 아들이 상업이나 죽음에 관련된 직업에 종사할까 걱정했을 듯하다. 그런 맹모에게서 민본주의 사상가 맹자가 나온 것은, 그나마 어려서 화장터와 저자거리에서 삶과 죽음을 배울 기회가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 이야기의 출전이 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강명관, 2009년)이란 책에 의하면, 조선의 양반들이 여성을 철저하게 남성에게 종속된 존재로 만.. 더보기
[in 교사] 창 밖의 한 남자, 그래도 희망 [in 교사] 창 밖의 한 남자, 그래도 희망 서울 강북의 한 여고에서 시작한 첫 교직 생활, 나는 원 없이 학생들과 다양한 수업을 해보았다. 거의 매 시간 학생들의 발표, 토론, 글쓰기로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짜냈다. 모의국회나 재판도 좋은 수업 도구였다. 패러디 작품 쓰기나 모둠별 발표수업, 판소리 명창대회 등 필요하다면 어디로든 자료를 수집하러 다녔고, 무엇이든 배우러 갔다. 우리의 수업은 매시간 열광이었다. 매시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앞에서 하는 발표와 토론에 집중하기 위해 뒷자리 학생들은 책상 위에까지 걸터앉아 하나가 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아름다운 교정, 순수한 학생들의 열정과 애정에 흠뻑 빠져 지낸 그 시간은 가히 내게 첫사랑의 시절이었던 것 같다... 더보기
[in교사] 교사는 생기부 대필자? ​​​[in교사, 교사 속마음 디비기] 교사는 생기부(생활기록부) 대필자? 중학교에서 특목고 진학을 위해 생활기록부가 중요해지기 시작하면서 처음 내 반응은 "그래, 이 제도가 도입되면 성적 줄세우기보다 인성이 바른 아이가 인정받는 계기가 되겠군"이었다. 혼자 신났었다. 나는 워낙 단순해서 여러 생각을 하는 타입이 아닌데, 내 생각을 뛰어넘는 일들이 일어나는 곳이 학교였다. 생활기록부 작성이 시작되면 학부모들은 수시로 나이스 학부모 서비스를 통해 자녀의 기록을 확인한다. 그리고 담임에게 문자를 보내는 경우나 정중하게 전화하는 경우는 나중에 보니 감사할 일이었다. 처음 문자를 받고는 최대한 학생의 장점을 쓴다고 작성한 내용이 그렇게 문제가 될 만한 건지 화가 났지만, 나도 자식이 있는 부모로서 그렇게 받아들.. 더보기
[in교사] 믿음 없이 ‘교육’ 될까? [in교사] 믿음 없이 ‘교육’ 될까? 꽤 오래 전 일이다. 담임 반 학생 중에 용모도 뛰어나고 부유하며 공부도 잘하는 학생이 있었다. 학기 초 그 학생의 어머니가 상담을 하기 위해 찾아왔다. 대화를 마치고 돌아갈 때 그분은 지갑에서 돈을 꺼내어 나의 책상 서랍에 재빨리 집어넣었다. 돌려주려 하자 도망치듯 사라졌다. 나는 심한 불쾌감을 느꼈다. 사실 이런 금품을 건네는 부모는 많다. 학기 초 아예 가정 통신문을 보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부탁해도 갖은 수단을 동원해서 어떻게든지 뇌물을 전하려 했다. 한 번은 휴일 아침에 늦잠을 자고 있는데 운송 업체에서 전화가 와서 옥돔을 보낼 테니 집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나에게 온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름을 듣고 잘 생각해 보니 담임 반 학생 이름이.. 더보기
인성교육 학원 담당자 : 착하게 변화시켜 준다거나 하는 거는 아무도 못해요. 그런데 이 친구가 착해 보이게 할 수는 있죠. 인성교육 학원 담당자 : 착하게 변화시켜 준다거나 하는 거는 아무도 못해요. 그런데 이 친구가 착해 보이게 할 수는 있죠. 행신톡 [in교사, 교사 속마음 디비기] 칼럼에서 눈보라가 썼던 글이 있습니다.[in 교사] 인성을 ‘인증’하겠다는 '인성교육진흥법' http://hstalk.tistory.com/258 인데요... 사교육 시장이 드뎌 움직이기 시작했네요. 이럴 줄 알았슴다... 6회에 70만원 달라는 인성교육 학원... '착하게 변화시켜 준다거나 하는 거는 아무도 못해요. 그런데 이 친구가 착해 보이게 할 수는 있죠'헐... 입니다. [SBS] "착해 보이게 만들어드려요"…인성교육도 과외? 김광현 기자 입력 : 2015.05.25 18:58|수정 : 2015.05.25 22:18 "올바른 인성을 .. 더보기
[in 교사] 수박 먹여 주는 교사 [in 교사] 수박 먹여 주는 교사 2010년, 우리 학교에서 진학지도 연수가 있었다. 강사는 의 저자로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박권우였다. '수박'이란 '수시 대박'의 준말로, 이 책은 전국 122개 대학의 주요 전형 방법을 상세하게 정리한 입시 지도의 경전이라 할 만한 책이다. 강의가 시작되고, 두 개의 생활기록부(이하 생활부) 자료 화면이 빔 프로젝트에 걸렸다. 하나는 우리 학교 전교 1등 학생의 것이고, 하나는 박 교사가 재직하는 학교의 전교 1등 학생의 것이었다. 박교사는 둘을 비교하면서, 우리 학교 학생의 생활부의 맹점을 지적했다. 생활부를 어떻게 작성하는 것이 더 입시에 유리한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의 노력은 그야말로 헌신적이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분명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 더보기
[in 교사] 단기방학에 대한 단기 반응 [in 교사] 단기방학에 대한 단기 반응 올해 처음 일부 학교에서 5월 단기 방학이 실시되었다. 중간고사가 끝난 5월초 10일 내외의 단기 방학이었다. 내가 처음 단기방학에 대한 논의를 접한 것은 학기말이나 수능 이후 수업 파행을 개선할 대안으로서였다. 학기말 시험이 끝난 뒤 방학을 앞둔 시점에서 정상적인 수업은 거의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영화를 틀어놓고 시간을 때우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가 아니라 영화관이라는 농담이 오간다. 그렇다고 이때 수업을 하면, 학생들의 항의 에 부딪힌다. 혹은 떠들고 자는 학생들 앞에서 고독한 원맨쇼가 되기 십상이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언론에서 가끔씩 단기 방학 얘기가 흘러나왔었다. 긴 방학 대신 4계절 방학으로 나누어서 기말고사가 끝난 후 수업 파행을 줄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