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학교신문 25호(2015년 6월 30일 발행)의 기사를 늦었지만 싣습니다~
불이학교에 입학을 하고, 또 학년이 올라가고 그렇게 한 학기를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학년별 여행’! 새로 입학한 1학년 6기 부터 졸업을 앞두고 있는 5학년 2기들 까지 2015년 학년별 여행은 각 기수들의 다양한 성격만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불행한 사고로 급하게 취소되었던 2014년 1학기 학년별 여행과 달리 아무 사고없이 즐겁고 의미있게 마무리 된 2015년 1학기 학년별 여행! 그 이모저모를 각 기수별 학생, 기자들의 글과 사진들을 통해 알아보자.
편집부
불이학교 6기, 첫 여행을 가다!
우리들은 신나게 놀았다. 그리고 또 신나게 놀았다.
첫째 날, 우리 6기는 학교에서 신나게 놀았다.
맛단지 샘에게 식당을 빌려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놀다가 노래방으로 갔다. 노래방에서 약 2시간 동안 미친척하며 신나게 놀고 각자 집으로 갔다.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됐다. 우린 2시에 원당역에서 일부 애들을 태우고 중간중간에 못 모인 애들과 달래샘까지 함께 춘천으로 갔다. 춘천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로 가서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을 다 먹은 후에 재미있는 할리갈리(카드게임)를 하고 근처 숲탐방을 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배게싸움을 하고, 그냥 잤다.
셋째 날, 우리는 일찍 일어나 토스트를 먹고 소양강댐으로 출발했다.
소양강댐에 도착한 우리는 바람도 안 부는 뙤양볕 아래서 땀을 뻘뻘흘리면서 소양강댐 정상을 찍고 내려왔다. 너무 더운 우리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편의점에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청평사로 향했다. 청평사는 소양강댐에서 배를 타고 약 3분간 가면 있는곳이다. 우린 별로 안 걸을 줄 알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신나게 출발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까 그림자 하나 없고 바람 안 불고 온도는 30도가 넘는 곳을 5분간 걸어야 도착하는 곳이였다. 결국 올라가다 올라가다 힘들어서 결국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왔다. 원래는 셋째날에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가는 거였는데 너무 더워서 그냥 넷째날에 가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가 나무공예를 한 뒤 저녁을 먹고 할리갈리를 하고 잤다.
넷째 날은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30분을 걸어서 버스를 타러 갔다(여기는 버스가 거의 4시간에 한번씩 와서 버스를 놓치면 그 날 일정이 끝난다). 박물관을 가기 전, 우리는 막국수 체험관을 먼저 가서 막국수의 뜻, 유래,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직접 만들어 먹었다. 양이 너무 적은 탓에 우리는 추가로 메밀전, 메밀묵을 먹고 나왔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바로 나와서 애니매이션 박물관으로 향했다.애니메이션 박물관에 도착해서 애니매이션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예전,최근 만화책을 보다가 로봇박물관으로 갔다. 로봇박물관에는 로봇으로 하는 축구, 권투 게임을 할 수 있어서 재미있게 하다가 로봇이 추는 춤을 보고 숙소로 갔다. 저녁을 먹었는데 마지막 저녁이라 특별히 스파게티를 해먹었다. 또 할리갈리를 하고 잤다.
마지막 날에는 조금 일찍 일어나 짐을 싸고 아침먹고 출발했다.
춘천역에 도착했을때 수상한 차가 있어서 ‘이게 뭐지?’ 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1박2일 촬영 차였다. 기차가 1시간 남은 김에 ‘1박 2일’촬영하는 걸 보고 왔다. 마지막 기차를 타기 전에 우리는 5일이 너무 빠르다면서 아쉬워서 더 놀고 싶다고 했지만 기차를 타고, 메르스 때문에 학교를 쉰다고 해서 너무 기뻤다.
그렇게 4박 5일은 끝났고 5일간 재미있게 놀았다.
김상유 학생
2기, 한옥에 감금되다
여행이라 쓰고 합숙이라 읽는다.
이번 여행은 2기의 마지막 여름 들살이. 때문에 2기 학생들은 어디로 어떤 여행을 떠날 것이냐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쏟았다, 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었다. 우리의 미진한 졸업작품 진행상황과, 여유를 사랑하는 그린 선생님이 만났을 때, 우리의 여행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2기는 양주시 북한산 근방에 있는 ‘한옥촌 신선마을’이라는 한옥 펜션의 사랑채에서 5일간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계획된 여행 스케쥴은 오로지 두 가지, 식사와 졸업작품이었다. 이동조차 없었다. 그냥 4박 5일 동안 한옥 안에서 맑은 공기를 맡으며 노트북을 미친 듯이 두들겨대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의 전부였다. 식사 당번들이 준비한 야끼소바, 카레라이스, 스파게티 등등의 산해진미를 맛보면서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로지 작업만 한 것은 아니다. 신기하게도 숙소 안에는 노래방 기계가 설치되어 있어서 졸업작품을 하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며 매일 한 시간 씩은 꼭 다 같이 모여 노래를 불렀다. 2009년 노래까지 밖에 등록되어 탓에 최신곡을 부르지는 못했지만 그게 더 좋았다. 빅뱅의 거짓말, 하루하루, 원더걸스의 텔미, 노바디, 소녀시대의 키싱유, 티아라의 너 때문에 미쳐 등등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 대 히트를 쳤던 노래들을 부르며 추억을 되새김질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늦은 밤이 되면 컵라면 같은 야식을 들고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 함께 드라마를 봤다. 10대 여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2기인지라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키스신 등에 꽥꽥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그렇게 꼬박 닷새를 매진한 덕인지 ‘감도 안 와요’하며 울상이던 2기 학생들의 졸업작품은 상당수 진전이 이뤄졌다. 물론 중간에 그린샘이 2기들의 원활한 자료조사를 위해 넉넉히 충전한 9GB의 핫스팟을 4일만에 모조리 다 써버리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지만, 어쨌든 열심히 노력한 자에게는 언제나 보상이 주어지기 마련이므로, 우리 역시 마지막 밤에는 만찬을 즐겼다. 삼겹살, 목살, 닭고기, 소세지, 햄, 감자 등등을 굽고 각종 음료수들을 마시며 떠들고 놀고 못 다한 이야기를 하는 즐거운 시간이 이어졌다. 저녁 다섯 시에 시작했던 만찬이 그 다음날 새벽 일곱 시 즈음이 돼서야 끝을 맺을 정도였다. 상당히 흥미로운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으나 지면상, 그리고 여러 사정 상 여기에는 싣지 않겠다. 여러모로 좋은 여행이었다. 우리가 졸업한 이후에도 후배들이 비슷한 사정에 놓이면 이런 여행을 떠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예빈 기자
4기의 죽을 뻔한 테마여행, DMZ
그렇게 걷다보니 우리는 살아남았다.
불이학교의 든든한 버팀목!(?) 우리의 3학년은 파주 DMZ 에서부터 불이학교까지 걸어서 오는 것을 목표로 야심찬 출발을 했다. 그러나 첫 날부터 모두 “넉다운”이었다. 다들 한참동안 걷고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그날만큼은 모두 벙어리가 되었다. (그중에는 벌써부터 미쳐서 실실거리거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중얼거리는 녀석들도 있었다)첫날부터 부상자는 속출했다. 손샘의 “응급처치 나이트”는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이미 첫날이 아닌 셋째날의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다음 날은 아삭샘도 고비가 될 것을 예언하셨던 둘째 날이었다. 하지만 이때 우리는 왠지 모를 힘을 받아서 아주 빠른 속도로 중간지점에 도달했고, 손쌤은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낮잠을 선사하셨다. 그렇게 예정보다 빨리 도착한 중간지점에서 빨리 도착한 만큼 2시간을 쉬었다. 하지만 우리는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일어나야 했다. 우리는 가야 할 곳이 있었다. 우리는 숙소에 가서 저녁을 먹고 자야했다. 그랬기에, 우리는 두 시간만에 정든 휴식처를 뒤로하고 떠났다. 다들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이었지만, 모두 빠른 속도로 걸어준 덕분에 예정보다 한 시간을 일찍 도착했다. 그렇게 숙소에서 식사를 하고 두번째 밤을 보냈다. 보통이었다면 밤새도록 놀 작정을 세우다가 쌤한테 혼났겠지만 모두 그럴 힘 따위는 없었다. (이 날이었다. 이동민을 필두로 한 수많은 학생들이 물집의 고통을 심각하게 느낀 건)
셋째 날, 이날엔 이제 각자 조별로 나눠져서 활동했다. 우리는 이제 사우나에서 잘 것을 알았기 때문에 힘듦 따위가 우리를 막을 순 없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날도 쉬운 날은 아니었다. 다른 날보다 더 짧은 코스였지만 땡볕에서 걷다보니 의외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사우나에 도착한 후에서야 휴식다운 휴식을 취했다. 탕에 들어가서 근육통을 풀어주고 그동안 고생했던 발도 주물러주며 팥빙수, 식혜, 계란들 사이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날은 푹 쉬었던 것 같다.
넷째 날은 일찍 일어나서 탕에서 마지막으로 한 번 휴식을 취해주고 조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있던 조는 찻길 옆을 따라갔다. 그 길은 약간 질러가는 느낌으로 더 빨리 가는 대신에 뙤약볕에서 고생을 해야 했다. 그 길로 가면서 아빠 회사를 지나갈 때, 한 번도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군대 가는 기차 옆으로 집이 보이는 기분을 느꼈다. 죽도록 걷다가 친구 덕에 아이스크림도 먹고, 이제 얼마 안 남았다면서 환호하며 아삭의 가호 아래 빵집에도 갔다. (빵집에서 빵을 샀나? 너무 빨리 없어져서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네) 그리고 우리는 여행 마지막 밤을 기념하며 캠프파이어를 하고, 다같이 모여서 놀다가, 밖에서 노래(고성방가)를 부르며 놀았다. 이때도 온 힘을 끌어냈지만 2시가 한계였다.
마지막 날에는 버스를 탔다. 그리고 조금 걷기 시작했다. 걷다보면 시간감각이 사라지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출발한지 1시간 정도 만에 도착한 듯 싶기도 하고 일주일이 걸린 듯 싶기도 하다. 거의 다 도착해서는 다들 좀비가 돼서 비틀거리며 걸었지만 (누군가는 위액을 뱉어내는 행위도 했다) 결국에는 아주 쬬오끔을 빼고는 전원 학교에 걸어서 도착을 했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남았다.
이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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