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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칼럼/풀소리의 들메길 이야기

2018. 6. 9 파주연천 생명평화여행 파주 연천 생명 평화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지난 주 토요일(2018. 06. 09) '통일을 이루는 사람들' 주최로 '파주 연천 생명 평화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오전 9시 48명의 회원을 태운 2대의 버스는 자유로를 거쳐 연천에 있는 숭의전(崇義殿)으로 향했습니다. 숭의전은 고려의 태조, 현종, 문종, 원종 등 네 임금을 모신 일종의 종묘입니다. 숭의전은 정전인 숭의전, 역대 명신을 모신 배신청(陪臣廳), 숭의전과 배신청을 수리할 때 신주를 임시로 안치하는 이안청(移安廳), 각종 제기를 보관하고, 음식을 차리는 전사청(典祀廳), 제관들의 의복을 보관하고, 환복(옷을 갈아입음)을 하는 앙암재(仰巖齋)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숭의전에서 원래 제가 해설을 하기로 했었는데, 마이크가 고장 나는 바람에 목청이 .. 더보기
봄이 활짝 피어난 서대문 안산 자락 봄이면 벚꽃으로 유명한 서대문 안산으로 떠나볼까요.. 언제 이렇게 꽃들이 피었나요? 이른 봄 옅은 햇살 속에서 피어나는 풀 한 포기에서도 봄을 찾고, 물가에 솟아오르는 여린 봄풀에 환호하면서 봄을 찾고 또 찾을 땐 그렇게 시간이 더디 가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꽃들이 활짝 피어나는 걸 보면 이제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갈까봐 겁이 나요.. 그러나 어쩌겠어요.. 활짝 핀 절정의 봄날은 우리 청춘처럼 빠르게 지나갈 걸요.. 하늘을 바라보면 별꽃들이 가득하고요.. 고목 둥치에도 꽃이 피었습니다.. 꽃밭에도 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숲속은 조용히 봄을 꾸미고 있고요 살구꽃들도 다투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수양벚꽃입니다.. 버드나무처럼 축축 늘어진 가지마다 꽃잎이 가득합니다.. 봄의 또 다른 상징 황매.. 더보기
사납고 고요한 밤, 너의 춤은 허공으로 뜨고 풀소리의 한시산책 – 유종원(柳宗元)의 「강에는 눈이 내리고(江雪, 강설)」 밤 눈 -기형도- 네 속을 열면 몇 번이나 얼었다 녹으면서 바람이 불 때마다 또 다른 몸짓으로 자리를 바꾸던 은실들이 엉켜 울고 있어. 땅에는 얼음 속에서 썩은 가지들이 실눈을 뜨고 엎드려 있었어. 아무에게도 줄 수 없는 빛을 한 점씩 하늘 낮게 박으면서 너는 무슨 색깔로 또 다른 사랑을 꿈꾸었을까. 아무도 너의 영혼에 옷을 입히지 않던 사납고 고요한 밤, 얼어붙은 대지에는 무엇이 남아 너의 춤을 자꾸만 허공으로 띄우고 있었을까. 하늘에는 온통 네가 지난 자리마다 바람이 불고 있다. 아아, 사시나무 그림자 가득 찬 세상, 그 끝에 첫발을 디디고 죽음도 다가서지 못하는 온도로 또 다른 하늘을 너는 돌고 있어. 네 속을 열면. 지난.. 더보기
아침에 단풍을 보고 저녁에 낙엽을 줍네 풀소리의 한시산책 -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의 산영루(山映樓) 외 아침에 단풍을 마주 보고 저녁에 낙엽을 줍네 오늘은 백옥세탁소에 들려 맡겨둔 와이셔츠를 찾아온 일 밖에 한 일이 없네 그러는 틈에 나무도 하늘도 바뀌었네 가을날/ 문태준 정말 단풍철은 짧은 것 같습니다. 아침에 단풍을 보고 저녁에 낙엽을 줍고, 어영부영하는 동안에 나무도 하늘도 바뀌니까요. 제 글도 문태준의 시를 닮은 것 같습니다. 단풍이 한창인 철에 맞춰 글을 보내려고 했는데, 단풍이 저무는 철이 돼서야 원고를 탈고하니 말입니다. 저는 가을 단풍이 한창일 때와 봄날 봄꽃이 한창일 땐 우울한 일이 있다가도 어쩔 수 없이 행복하기만 합니다. 봄꽃이 한창일 땐 꽃그늘에서 술잔에 꽃을 띄우고, 가을 단풍이 한창일 땐 북한산으로, 남산으로,.. 더보기
노을도 갈앉은 저녁 하늘에 눈먼 우화(寓話)는 끝나고... [한시산책] 장유의 ‘지정추사(池亭秋思)’ prologue: 이 글은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던 9월 초에 원고를 넘길 계획으로 쓰던 글입니다. 일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원고를 넘깁니다. 지금이 초고를 썼던 계절인 9월 초라고 여기시고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십이지장 죄 녹이는 그 무슨 환장할 일로 목 놓아 울음 우는 곡비 같은 천형을 안고 쓰르람, 적멸 천리에 내가 나를 탄주한다. – 윤금초의 시조 「쓰르라미의 시2」 중 여름을 상징하는 것은 무수히 많겠죠. 그 중 우렁찬 매미 소리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한때, 밤에도 그치지 않고 동네가 떠나갈 듯 울어대는 말매미 소리에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잠을 못 자기도 했었지요. 그런 매미들 속에서 쓰르라미는 좀 독.. 더보기
새파란 마음에 구멍이 뚫린다는 것 새파란 마음에 구멍이 뚫린다는 것 풀소리의 한시산책 積雨輞川莊作​(적우망천장작) 어제는 비가 매우 퍼붓더니 오늘은 비가 안 오신다 올해 장마는 지각생이다. 천상병의 「장마철」 중 이제 본격적으로 장마철입니다. 장마라고 비가 매일 오는 건 아니죠. 천상병 시인의 노래처럼 오기도 하고 안 오기도 하고, 지각하기도 하죠.. 올해는 지각에다가 편애까지 하시니 심술스러운 장마입니다. ‘장마’라는 말이 한자말일까요? 한자말처럼 보이는데, 우리말이라고 하네요. ‘장’은 길 ‘장(長)’자이고, ‘마’는 ‘물’의 옛말이라고 합니다. ‘긴비’라는 뜻이 되는데, 저는 ‘장마’ 자체가 우리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장마는 주로 6월 말에서 7월 초에 걸쳐서 오죠. 이 시기는 매실이 익어 떨어지는 시기하고도 맞아 ‘매.. 더보기
유빙이 빙하처럼 흐르는 연미정에 가다 유례를 찾기 힘든 강추위가 열흘 가까지 세상을 꽁공 얼릴 때 나는 날이 조금 풀리는 대로 연미정을 가고 싶었습니다. 임진강이 얼고, 한강이 얼면 밀물과 썰물을 따라 수많은 얼음 조각이 바다로 밀려 내려갑니다. 특히 강추위가 지나고 썰물이 지날 때면 이곳 연미정 앞 조강은 그야말로 유빙의 천지가 되어 마치 거대한 용암처럼, 빙하처럼 유유히 부빙들이 흘러갑니다. 마침 추위가 주춤해진 어제(2016년 1월 26일) 나는 연미정으로 향했습니다. 일산 대화에서 97번 버스를 타고 김포 한강로사거리에서 3000번 버스로 갈아타고 강화터미널로 갔습니다. 11시 15분에 도착했는데, 연미정 가는 버스는 12시에나 떠납니다. 마음이 급한 나는 택시를 탔습니다. 왜냐하면 물때를 맞춰야 유빙의 장관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보기
민자 「서울-문산고속도로」! 우리나라 하나뿐인 유적 파괴 위기 민자 「서울-문산고속도로」! 우리나라 하나뿐인 유적 파괴 위기 고양시는 우리나라에서 서울과 경주 다음으로 문화재의 밀집도가 높은 곳이다.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문화재가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특히 무덤 문화재가 많다. 그런 무덤 문화재 중에 전국 유일한 독특한 문화재가 바로 우리 고양시에 있는데, 그것이 바로 원당역 인근에 있는 고양시 향토유적 제23호 기응세의 묘이다. 기응세가 누구야? 맞다. 그는 유명한 사람은 아니다.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명문가 맏아들들이 주로 받은 벼슬인 종6품 용양위(龍驤衛) 부사과(副司果)를 지내신 분이다. 현대로 말하면 서울 경찰청의 중견 간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묘가 유명한 것은 그의 묘에는 임진왜란 전후에 걸쳐 활약한 조선의 명필 한호(.. 더보기
간통죄 폐지! 그렇다면 조선시대에 간통죄는 죽을 죄였나? 간통죄 폐지! 그렇다면 조선시대에 간통죄는 죽을 죄였나? 비운의 숙정옹주... ▲ 대자동에 있는 숙정옹주묘 지난 2월 26일 헌법재판소는 간통죄에 대하여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우리나라 형법에 있는 간통죄는 62년 만에 사문화 되었다. 조선 500년 동안 공주님이나 옹주님 중에 사약을 받고 돌아가신 분이 딱 한분 계신다. 더구나 그분이 바로 우리 고양시 대자동에 묻혀 있다. 그 옹주님은 바로 말 많은 간통죄 때문에 사약을 받고 돌아가신 중종의 따님 숙정옹주(淑靜翁主)이다. 숙정옹주는 10살에 한 살 더 많은 능창위(綾昌尉) 구한(具澣)에게 시집갔다. 구한은 시문에 능하였으며 문인화에도 뛰어났다. 성품이 온화하고 용모가 단아하였으며 효도와 우애가 깊었다. 그런데 35세에 요절하였다. 34살에 과부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