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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칼럼/도서관은 맛있어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도서관, 새 이사장에 해바라기 선출, 그리고 돌아온 청년들~

우리 동네 작은도서관이자 사랑방인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도서관' 조합에 새 이사장으로 해바라기가 선출됐다. 추천이 난무하던 끝에 자진해서 출마를 선언해서 조합원들의 박수 갈채를 받으며 선출된 알흠다운 케이스다.

지난 27일에 열린 총회에는 조합원 총 25명 중 14명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새 이사장 선출 뿐 아니라 사업 평가와 계획, 재정 결산과 예산 등을 통과시켰다. 또한, 긴 토론 끝에 공간 이전을 위한 TF팀을 꾸리기도 했다.


▲ 총회 모습

도서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시냇가 관장은 2017년에 가장 두드러진 점은 동아리 활동의 활성화라고 평가했다. '숲에서 책' 수업을 보내는 엄마들의 자발적인 도서관 자원활동을 비롯해서 어린이/청소년 불금단 모임, '그여자'/'그아빠' 모임, '베끼는 사람들' 모임 등 많은 동아리들이 생겼고 그 활동도 알찼다는 거다. 올해는 이 동아리들이 스스로 자립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란다.


▲ '그엄마' 동아리로 시작했다가 수다가 깊어지면서 이름을 바꾼 '그여자' 동아리


▲ '그아빠' 동아리


▲ 수상한 수학의 청년 버전, '수상한 수학 병원'


▲ '수상한 수학 병원' 의사로 참여하고 있는 동네 청년들

올해 사업 계획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청년들의 귀환'이다. 우리 동네에서 공동육아, 방과후, 도서관 조합을 통해 애기때부터 함께 자라온 동네 아이들이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청년이 됐는데 이 청년들이 다시 도서관에 돌아온다. '청소년 아웃리치'를 통해 길거리에서 청소년을 만나기도 하고 '수상한 수학 병원' 수업을 통해 '수학 의사'가 되기도 한다.

반면, 전반적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수업 참여자가 크게 줄어서, 후원회원이 많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 위기에 처해 있음을 공유했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먼저 동굴 공간을 리노베이션 해서 동네 엄마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계획이 제시됐고, 도서관이 하는 일을 내/외부로 좀 더 잘 알리기 위해 홍보소위를 새로 만들기도 했다.

가장 큰 이슈는 도서관 공간 이전에 관한 것이었다.

2009년 1월에 어린이 도서 대여점을 인수해서 개관한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도서관은, 첫 해 9평 공간에서 시작해서 현재는 '동네를 굴려라(동굴)'로까지 확장해 40여 평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공간이 셋으로 분리되어 있어 사용하는 데 비효율적인데다가 월세도 높은 편이다. 그래서 이사를 하자는 이야기가 몇 년 전부터 나왔었다. 하지만 이사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닌데다, 작년에는 행신쿱과 불이학교가 함께 이전하자고 한 제안이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부결되기도 해서, 공간 이전 논의는 소강 상태였다.

하지만 재정적 어려움과 계약 만료 기간이 다가오면서 다시 한 번 공간 이전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공간 이전 TFT'를 설치하고 3월에는 임시총회를 열어 이 안건을 다룰 계획이다.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도서관이 새 공간으로 이전하면서 다시 한 번 동네 사랑방으로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

새로 뽑힌 해바라기 이사장은, '참지 못하는 송곳같은 성격 때문에 덜컥 이사장을 맡아버렸다'면서도 '우리 도서관을 마을에서 행복한 사랑방으로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라며 의지를 밝혔다.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도서관
주소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952번지 세신훼미리빌딩 6층
전화번호 : 031-972-5444
까페 : http://cafe.daum.net/funny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