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신톡 늬우스/기인 늬우스

[주민토론회] 최저임금 인상때문에 경비원 해고? '아파트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상생하는 아파트 문화 만들기' 토론회

내년 최저임금 인상때문에 경비원 해고???
아파트 단지에 불붙는 해고의 칼바람...

국가가 정하는 임금의 최저 수준인 최저임금이 올해 시급 6,470원에서 내년에는 7,530원으로 오른다. 이는 올해 대비 16.4%p 인상된 금액으로 209시간 일하는 월급으로 따지면 약 158만원 수준이다.

그런데 내년 최저임금 인상이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바로 우리들 곁에서 일하고 있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재계약 문제다. 아시다시피 아파트 경비원들은 거의 대부분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다.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면 자연스럽게 경비원들의 임금도 오른다. 하지만 현실은 월급 인상이 아닌 해고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24단지, 주민들은 인원감축 NO... 동대표들은 유보?

지난 8월 29일, 행신동의 햇빛마을 24단지 아파트에 '경비초소 통합운영'이라는 제목의 공고가 나붙었다. 24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관리비 절감을 위해 경비인원을 줄이기로 결의했는데, 이에 대한 입주민들의 의견을 묻는다는 내용이었다. 이 의견조사는 9월 4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었고 이 결과를 가지고 25일에 다시 입주자대표회의를 열었다. 그런데 의견 조사 결과는 경비원 인원 감축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비슷하게 나왔다고 한다. (구체적 표 수는 공개하지 않음) 그러나 입주자대표회의는, '예상보다 반대표가 많이 나왔으니 이번에 여론조사를 못한 동을 추가 조사한 후 다음 회의에서 결정하자'고 합의했단다. 동대표들이 원하는 찬성표가 더 많이 나올 때까지 의견조사를 하겠다는 의도로 들릴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 햇빛마을 24단지 '경비초소 통합운영(안)' 의견수렴 공고문

21단지, 연말 인원감축안 준비 중...

햇빛마을 21단지에서도 관리업체가 경비원 인원 감축안을 작성하고 있고 이에 따라 2-4명이 해고될 것이라는 소식이 경비원들과 주민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작년 최저임금이 90%에서 100%로 적용되면서 임금 인상이 아닌 휴게시간 확대라는 편법을 취했던 21단지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더 이상 휴게시간 확대로는 대처가 어려운 상태다. 일부 주민들은 관리비가 몇 천원 오르더라도 충분치 않은 경비인력을 줄이는 것에 반대한다며 입주자대표회의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참고기사]
- 햇빛21단지 경비노동자, 올해 휴게시간 늘고 임금 올라간다??? http://hstalk.tistory.com/233

그 외 햇빛마을 19단지와 20단지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않은 상태이며 주변 단지 상황을 감안하여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10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안건으로 다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어떻게?

노동법 사각지대에 있으면서도 우리의 삶터가 바로 일터인 아파트 경비원의 해고 문제는 최근 몇 년 간 사회적 이슈가 되어왔다. 무한도전에 소개되기도 했던 이어진 양은 일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해고 위협을 받고 있던 경비원들을 해고하지 말아달라는 자보를 붙여 sns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경비원과 상생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휴게시간을 제대로 보장해주자는 '양심계약서'를 써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고용불안과 저임금, 열악한 근로환경에 노출돼있는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상생고용 가이드'를 제작해 배포했고 서울시의 기초자치단체 단위 노동복지센터에서도 경비원에 대한 부당한 사례를 제보받고 도움을 주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 서울시 '경비원 상생고용을 위한 입주민의 약속' 가이드라인

[참고기사]
- 아파트에 대자보 써붙여 경비아저씨 해고 막은 초등학생 https://goo.gl/tYn9EN  
- 시급인상으로 경비원 해고될까 걱정돼 먼저 '계약유지' 서약서 쓴 입주민들 https://goo.gl/yJCbtK
- '경비원 휴게시간 방해말라' 서울시, 가이드책자 발간 https://goo.gl/PuQibS

고양시 대책 없음, 주민이 할 수 있는 일은?

한편, 전체 가구의 64.4%(통계청, 2016년)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고양시의 특성 상,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경비원 인력 감축 문제는 특정 아파트 단지가 아닌 대부분의 단지에서 발생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고양시 차원의 대책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경비원들의 임금이 포함되어 있는 관리비를 내는 당사자인 주민들은 일단 몇 가지 방법으로 상황파악과 대처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아파트 규약에 의하면 입주자대표회의의 안건은 미리 공개되어야 하기 때문에 단지 내 붙은 공고문을 잘 보면 경비원 인력 감축을 언제 논의하는 지 알 수 있다. 좀 더 알고 싶으면 관리실에 미리 통보하고 입주자대표회의에 참관할 수도 있다. 더 적극적인 방법은 주민들 20명 연서명을 하여 입주자대표회의에 안건을 직접 발의할 수도 있다. 노동당 고양당협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로부터 제보를 받고 있다. (제보 받는 곳 https://goo.gl/vf99kH) 이런 곳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10월 14일(토) 2시, 모여서 이야기해보자!

그리고 행신톡은 이미 시작된 경비원 인원감축 이슈를 좀 더 깊게 다루고 대안을 찾기 위해 주민들이 공개적으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주민토론회를 마련했다. 바로 <아파트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상생하는 아파트 문화 만들기, 주민토론회>이다. 10월 14일(토) 오후 2시에 동굴에서 열리는 이 토론회에서는 먼저 우리 동네의 실태를 파악해서 공유하고, 우리 동네는 아니지만 백석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근무 중인 김경규 경비원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최경순 서대문구 노동복지센터장으로부터 서울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고, 관리비를 올리는 게 마음에 걸린다면 소만마을 6단지 이종상 전 동대표로부터 새어나가고 있는 아파트 관리비를 어떻게 절약할 수 있는지, 여러가지 대안을 들어본다. 우리 동네 경기도의원인 민경선 의원(민주당)도 참석하여 법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이야기한다. 주민들의 질의 응답, 자유 발언을 통해 경비원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아파트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상생하는 행신동의 약속> 채택으로 토론회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토론회는 신지혜(노동당 고양당협 위원장, 평화캠프 고양지부 사무처장)가 진행하고 문의는 이 기사의 댓글을 달거나 최김재연(ggagul@naver.com)에게 하면 된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동대표를 직접 선거로 뽑고 관리비를 내지만 대부분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실 운영에 큰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는 사이 관리비가 불필요하게 낭비되기도 하고 누군가 부당하게 해고당하기도 한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임금의 가장 낮은 배수진인데 최저임금이 오른다는 이유로 생계를 잃게 되는 우리 이웃이 생긴다. 나의 삶터를 보살피며 함께 살고 있는 경비원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행신톡이 마련한 주민토론회를 계기로 해고의 바람이 아닌 상생의 바람이 불게 되길 기대해본다.

지난 2014년에 행신톡이 기고받은 기사를 다시 한번 읽어볼 때이다.

[참고기사]
- 아파트에 사세요? 경비노동자는 머슴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공동체의 일원 http://hstalk.tistory.com/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