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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칼럼/도서관은 맛있어

[고양신문] 도서관을 거점으로 ‘동네를 굴리다’ 마을공동체 탐방 동네카페&극장 ‘동굴-동네를 굴려라’

도서관을 거점으로 ‘동네를 굴리다’
마을공동체 탐방 동네카페&극장 ‘동굴-동네를 굴려라’

[1229호] 2015년 06월 26일 (금) 16:56:10 남동진 기자 xelloss1156@naver.com

   


행신동 느티나무도서관
4년째 자치공동체사업
“가족이 모여 공동체로”

2011년부터 시작된 고양시 자치공동체 사업과 역사를 함께하는 마을공동체가 있다. 올해로 벌써 4년째 자치공동체 사업에 선정된 행신동 재미있는느티나무온가족 도서관(관장 이승희)의 ‘동굴-동네를 굴려라(동네극장과 카페)’ 사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어 린이·청소년·어르신들을 기자단으로 모집해 발간하는 동굴신문, 강원도로 떠나는 들살이여행 ‘친구마을들살이’, 가족사진 전시회, 동네회갑연, 동네송년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온 동굴사업은 도심형 마을공동체 사업의 모델을 만들어 낸 선구사례로 평가받는다.   

25일 취재를 위해 찾은 행신동 느티나무도서관은 때마침 단오맞이 행사준비로 왁자지껄한 분위기였다. 아이들은 장명루 팔찌와 단오 부채 만들기에 한창이었으며 맞은편에서 엄마들은 바람떡, 화채 등 먹거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아이들이 직접 쓴 ‘얼쑤좋다 단오가세’라는 홍보지가 눈에 띄었다. 이승희 느티나무도서관장은 “메르스 여파로 안타깝게 야외행사는 취소됐지만 고유명절인 단오를 즐기기 위해 소소하게나마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동 굴사업의 주체인 느티나무도서관은 마을조합 도서관이다. 2009년 마을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만들어 관장의 인건비까지 모든 운영비를 조합원들이 해결한다. ‘온가족’이란 이름을 붙인 것처럼 느티나무도서관은 남녀노소 모두가 이용한다. 학교가 끝난 아이들이 도서관을 찾고 방과후교실도 운영하고 있어 학교가 끝난 아이들이 부모가 찾으러 올 때까지 머물기도 한다.

“저희 모토가 ‘책과 함께 커다랗게’, ‘이웃과 함께 재미있게’예요. 가족이 모이면 이웃이 되고 이들이 모여서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생각이죠. 행사 하나를 하더라도 개인의 성장과 동네의 성장이 함께 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동굴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느티나무 도서관은 현재 도서관 앞에 공간을 얻어 도서관 조합원들과 동네주민들이 힘을 모아 동굴공간을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 주민들은 공연도 하고 강연도 듣고 책모임과 수다방도 연다. 임대료와 운영비는 모두 도서관 자부담이다. “십수년간 공동육아를 통해 공동체를 경험해 온 도서관 식구들이 자치공동체 사업을 위해 (자부담에)흔쾌히 동의해 줬다”고 이승희 관장은 말했다. 

작년부터는 한국의 세시풍속을 현대화하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단오를 맞아 주민들과 함께 동네 큰잔치를 열고 7월7석은 화이트·발렌타인데이를 대신해 청소년들이 이성에게 마음을 전하는 날로 정했다. 추석을 앞두고는 이웃이 함께 제사를 지내며 동짓날은 동네주민들이 함께 송년회를 연다. 1년에 6~8번씩 꾸준하게 행사를 하다 보니 주변 아파트주민들도 호기심을 가지고 하나둘 참여하기 시작했다. 도서관 회원 수도 720명을 훌쩍 넘겨 어느새 느티나무 도서관은 동네의 중심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마을공동체가 복원되기 위해서는 동네에 이런 거점 공간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가족이 편하게 드나들면서 이웃관계를 맺을 수 있고 또 정보공유도 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곳이죠. 행정업무를 맡는 주민자치센터와는 다른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도서관을 기둥삼아 동네를 굴려가고 있는 행신동 주민들. 이승희 관장은 “다른 지역에서도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작은 도서관을 거점공간으로 활용해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