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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신톡 늬우스/기인 늬우스

대안학교 '폐쇄' 담긴 법제화 반대 천막농성이 세종시에서 이틀째...

7월 11일, 중고등 대안학교 불이학교와 초등대안학교 고양우리학교가 함께 세종시에 다녀왔습니다.


세종시에 있는 교육부 앞에 대안교육연대가 천막을 폈습니다. 이틀 됐습니다. 교육부와 새누리당이 준비하고 있는 대안교육 법제화 법안에 대안학교를 정부가 '폐쇄'할 수 있는 조항이 들어가 있는데 아무리 얘길 해도 고집을 피우자 대안교육연대와 대안학교들이 행동에 나선 겁니다. 대안교육연대 상근자 7명이 세종시에 숙소까지 마련하고 이 천막을 지키고 있고,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 1인 시위도 합니다. 첫 날인 어제는 경찰이 그 넓디 넓은 땅에 폴리스 라인을 치는 바람에 마찰이 생겼고, 치사하게 화장실 사용도 못하게 해서 티격태격 했다네요. 떼로는 못가고 5명 이하 인원으로만 화장실을 사용하는 걸로 합의 봤댑니다. 교육부에서 이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박성수 과장은 아무런 입장 변화 없이 대안교육연대 측에 대화하자고 제안을 해서 단칼에 거부했다고 하네요.


불이학교가 대절한 45인승 버스에 고양우리학교가 낑겨 타고 1시에 불이학교에서 출발했습니다. 강아지똥 교장샘을 비롯하여 불이학교 교사 7명, 학부모 3명, 4학년(고1) 11명, 5학년(고2) 14명과 저를 포함한 고양우리학교 학부모 2명이 탑승했습니다. 


2시40분 쯤 도착하니 등치 큰 교육부 건물과 코스모스가 핀 들판 사이에 대안학교 사람들이 천막치고 옹기종기 모여있네요. 늦봄학교에서 뭔가 프로그램 진행 중이었는데, 불이학교와 고양우리학교에서 우루루 사람들이 내리니 자리도 비켜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강아지똥 샘은 사람들을 앉혀놓고 10분 특강을 하시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대안교육에 뛰어든 일이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안학교가 폐쇄한다고 폐쇄되는 데가 아닌데 왜 저러나 모르겠다며 (얌전히) 구호를 외치셨습니다. 불이학교 학생들은 준비한 공연을 했습니다. 기타 반주에 노래하고 떼창도 부르고... 마지막으로 대통령에게 보낼 엽서도 썼습니다. 다큐 작가이신 제천 간디학교 학부모는 좋~은 영상기기를 들고 현장을 기록하셨습니다. 불이학교 아이들도 인터뷰를 했구요.


이런 지지방문은 주욱 계속될 예정인데, 첫 날인 어제는, 꽃피는학교, 벼리학교, 우다다학교, 무지개학교가 방문했고, 오늘은 두드림학교, 늦봄학교, 볍씨학교, 불이학교, 고양우리학교가 왔습니다. 총 2~30 곳의 대안학교가 농성장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천막 농성을 많이 봤지만, 개인적으로 이번처럼 억울한(?) 적은 처음입니다. 교육부 앞에 천막 치고 농성한다는 것은 교육부 공무원들에게 귀가 닳도록 우리의 주장을 알려서 관심을 갖게 하는게 목표고, 그럴려면 어느 정도 '괴롭힘'이 발동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불이학교 아이들의 공연이 너무나 감미롭고 재밌어서, 공무원들에게 희귀한 고급 문화 공연을 제공한 듯한 느낌...!!! 이것도 관심 갖게 하는 방법 중 하나라면 하나겠지만 공무원들한테 좋은 서비스 제공하고 온 듯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모인 사람들은 하고 싶은 얘기와 하고 싶은 공연을 대안 교육의 방식으로 풀어놓았으니 아쉬울 건 없겠네요.


대안교육연대의 세종시 교육부 앞 천막농성은 18일까지 계속되고, 이후 7월 31일(목)에는 IDEC(세계민주교육한마당) 측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입니다. 8월 말에는 국회에서 국회의원들과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대안교육과 대안학교가 국가의 통제와 감시로 그들 맘대로 없앨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참 어이없습니다. 하지만 설마~ 하는 생각으로 대안교육 진영이 가만히 있는다면 정말로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요. '꿈틀'해야 할 때입니다.



2014.7.11. 사진/글 깨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