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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신톡 늬우스/짧은 늬우스

벼랑 끝 청년들 헬조선에서 길을 묻는다

중국작가 위화가 쓴 허삼관 매혈기라는 장편소설이 있습니다. 작년에 한국영화로도 제작된 적이 있는 아주 유명한 소설이지요. 여기서 매혈(賣血)’은 글자 그대로 피를 판다는 뜻입니다. 중국 문화대혁명 시대를 바탕으로 하는 이 소설에서 주인공 허삼관은 자신의 피를 팔아 결혼을 합니다. 허삼관은 가정을 이룬 후에도 자신의 피를 팔아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갑니다.

 

최근 한국에는 생동성 알바라는 게 20~30대 청년층을 유혹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생동성 알바. 무슨 아르바이트인 것 같은데, 생소하지요? 생동성 알바는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 아르바이트의 줄임말입니다.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복제약이 원본 약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알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겁니다. , 생동성 알바는 아르바이트생이 직접 그 실험의 대상이 되는 거지요. 심하게 표현하자면 생동성 알바는 마루타 알바입니다. 이 생동성 알바의 주 임무는 자신의 피를 뽑는 겁니다. 이틀, 혹은 일주일 간격으로 병원에서 숙식을 하며 약을 먹고 피를 뽑는 걸 반복합니다. 한 마디로 현대판 매혈이지요.

 

그런데 이 생동성 알바가 알게 모르게 20~30대 청년들에게 꽤 인기가 있는 모양입니다. 시간 대비 알바비가 높기 때문이지요. 생동성 알바 한 번에 50만원에서 많게는 7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이 아르바이트 판(병원이나 제약회사 제공 공간)에 많게는 한 번에 50여명이 집단 수용(?) 되어 단체로 피를 뽑습니다.

 

청년 실업이 사회문제가 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요. 서울의 유명 공과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되지 않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들이 계속 늘고 있을 정도니까요. 이렇게 된 데에는 물론, 한국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 한국경제가 지금처럼 침체한 건 누구 때문일까요? 박근혜 정부의 상황파악은 간명합니다. 다 노동자 때문입니다. ‘노동조합이 쇠파이프 안 휘둘렀으면 국민소득이 3만 불이 됐을 것이라는 여당 대표의 발언은 이 정부가 한국의 노동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지금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는 노동개악은 자신들의 삐뚤어진 노동()관의 결정판입니다. 노동자를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몰고, 부모 월급을 빼앗아서 자식들의 비정규직 월급으로 주겠다(임금피크제 등)는 발상은 결국 세대갈등을 키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임금피크제가 청년고용을 늘린다는 통계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습니다.

 

이처럼 한쪽을 극악으로 몰아서 자신들의 지지세력을 결집하려는 보수정권의 전략은 최근 불거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움직임과도 맥을 같이 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왜 역사학계의 90% 이상이 반대하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밀어붙이려 할까요? 지금의 청년세대 뿐 아니라 미래세대인 초중고등학생들마저 수구기득권층의 볼모로 잡겠다는 뜻입니다.

 

그야말로 절망의 시대입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 시민들은 두 눈 똑바로 뜨고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금 한국사회가 서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제대로 인식해야 합니다. 그렇게 깨친 후 서로 연대하고 조직을 해야 우리는 거대 수구기득권층과 제대로 맞설 수 있습니다.

 

노동당 고양파주당원협의회는 117일 깨어있는 시민들의 연대와 조직을 위한 작은 시도를 합니다. ‘파리의 택시운전사홍세화 선생과 청년좌파 및 알바노조와의 좌담회가 이날 열립니다. 이름 하여 벼랑 끝 청년들, 헬조선에서 길을 묻는다입니다관심 있는 분이면 누구나 참석하실 수 있습니다.

 

 



노동당 고양파주 당협 시민 좌담회

제목 : 벼랑 끝 청년들, 헬조선에서 길을 묻는다

날짜 : 2015년 11월 7일(토)

시간 : 저녁 7

장소 :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952번지 세신훼미리 빌딩 6층 동굴(동네를 굴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