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교육의 의미와 부모의 역할에 대한 강연 열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요? 또, 그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공부는 어떤 것일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 못지않게 우리가 꿈꾸는 미래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지난 7월 18일에 열렸던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 도서관> 주최 “콩 심은 데, 콩 난다”, 네 번째 강연에서 (일명, 콩 강연~)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성공회대 고병헌 교수님께서 함께해 주셨어요. 이번 콩 강연의 주제는 한마디로 “애를 잘 키우고 싶으면, 부모가 잘 살아라!!!”였습니다. 강연의 요점만 모아모아~서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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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 많이들 보시죠?
어른들은 바깥 활동이 삶의 주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바깥 날씨가 궁금합니다.
근데, 애들은 일기예보 같은 거 잘 안 봐요. 애들한테는 부모가 곧 전체 세상이기 때문에 바깥 날씨보다는 부모의 “기분 날씨”에 훨~씬 관심을 갖거든요. 그래서 아이의 세상인 부모가 좋은 세상이 되어주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조심해야 됩니다.
이런 말 많이들 해보셨죠?
“엄마가 나 좋자고 이러는 거니? 응? 너 행복하게 잘 살라고 그러는 거 아니야?”
이 잔소리의 요점은 “행복”이예요. 그런데, 자녀의 행복을 이야기하는 부모님의 표정은 어떤가요? 아이의 세상(부모)이 보여주는 “행복”은 “짜증”과 함께 각인됩니다. 머릿속에 남는 행복한 이미지가 온전한 행복일 수가 없는 거죠.
“엄마가 너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
라고 흔히 내뱉는 말도 정말 정말 나쁜 훈계 방법이예요!!! 아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말이기 때문에, 이런 말을 듣고 자란 아이가 긍정적인 자존감을 가질 수가 없어서예요.
부모들은 누구나 자식이 부모들 자신보다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잔소리를 해대지만, 아이의 세상은 부모이므로, 아이에게 보여주지 않은 세상을 살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과거 근대와 산업 사회에서는 아무나 지식,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식과 정보를 많이 아는 것 자체가 중요했어요.
지식을 많이 축적한 전문인, 숙련인이 되는 것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었지요. 그런데, 사회는 점차 지식정보가 넘쳐나는 빅데이터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미래 시대에는 지식을 머릿속에 축적하는 것 자체로는 의미가 없어요. 오히려, 필요한 지식과 정보가 뭔지를 거르는 방법을 아는 것이 훨씬 중요한 시대가 온다는 거예요. 이런 사회에서는 달달 뭔가를 외우기보다는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한데, 이게 안되면 그 다음 과정인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저급한 소비 욕구만을 자극하는 오염된 사회에서 남들이 떠드는 걸 그대로 믿지 않고 자기 철학을 갖고 세상을 살려면, 주입된 정보들을 자기 지혜로 걸러서 전환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게 무언지 판단할 수 있도록 내공을 키우는 공부를 하세요. 삶에 대해서, 삶을 위해서 배우는 것이 바로 평생 교육, 평생 학습입니다. 매 순간 자기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아서 낯설게 되짚을 수 있는 사유 능력을 키워야, 아직 살아보지 않아서 알 수 없는 미래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 공부 어렵잖아요. 부모가 먼저 해서 보여주세요. 인문학 공부가 도움이 될 겁니다.
잘 사는 게 어떤 건지 본 적이 없는 아이가 세상을 잘 살아갈까요? 잘 사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가 잘 살아갈까요?
의학의 발달로 부모 세대보다도 훨~씬 오래오래 살아가야할 아이들이, 그 긴 생애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려면, 부모가 아이에게 좋은 세상이 되어주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기본일 겁니다. 그래서 부모가 공부를 해야 합니다. 수학 공식 달달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아이의 자존감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가르칠 수 있는 지혜를 배우기 위해서, 부모가 행복한 세상이 되어주기 위해서 하는 공부 말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을 살아갈 에너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콩 강연에 참석하거나, 책을 읽거나... 뭐 이런 거 하세요.
물론 애들은 엄마, 아빠가 지네랑 당장 안 놀아주고, 공부한답시고 도서관 강연이나 들으러 댕기면 투덜거리겠죠. 하지만, 아이가 단단하게 자라려면 비도 맞고, 바람도 맞아야 하는 법. 자식 뒷바라지 한다고 졸졸 따라다니면서 온실 속에 가두지 말고, 아이가 부모라는 징검다리를 밟고 고난을 극복할 수 있게 하세요. 투덜거리는 거 좀 냅두고, 심심하게 좀 냅둬야 비로소 꽃을 피웁니다.
사람들이 흔히,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더 멋지게 살 수 있을텐데...’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잘 산다는 것이 그저 돈을 많이 벌어서 마음껏 펑펑 쓰면서 살아간다는 의미는 아닐 겁니다 (대부분의 영혼없는 좀비 부모들은 이걸 최대의 목표로 삼는 게 함정...이지만요...;;;). 환생이라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꿈을 꾸기보다는 내가 다음 생애에 살고 싶은 삶을 자식들에게 살게 하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 아닐까요. 본인이 다시 태어난다면 학원 뺑뺑이나 돌면서 인생을 살고 싶진 않잖아요.
근데 만약에 실제로, 전생이나 환생이란 게 있어서 수천 수만 번의 삶이 이전에 있었다면?
지금 부모 자식의 관계로 만난 것은 얼마나 가까웠던 인연일까요. 이전 생애에서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뒤바뀌었었는데, 카르마, 즉, 다 못 푼 숙제가 남아서 이번 생애에서 거꾸로 다시 만난 건 혹시 아닐까요. 그렇게 긴 억겁의 시간으로 보면, 나와 내 자식은 부모-자식이라는 위계 관계가 아니라 소울 메이트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자녀가 원래는 내 영혼의 파트너인데, 이전 생애에서의 숙제를 풀기 위해 이번 생에서 부모-자식의 인연으로 만난 거라고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다음 삶에서도 서로가 없으면 안되는 관계로, 혹은 서로에게 숙제가 남지 않아서 생과 사의 반복을 줄이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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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강연 말미에는 “마을 공동체”라는 미래를 꿈꾸며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잠시 살펴보았습니다.
매출이 증가하는만큼 손실도 매년 증가하나, 문닫지 않고 꾸준히 돌아가고 있는 신비한 비결의 마을 카페와, 동네에서 껌 좀 씹던 일진 아이들을 보듬어 안은 청소년 도서관 “작공(작은 공원에서 놀던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 학교를 거부하던 아이들이 일하며 미래를 꿈꾸는 동네 공방. 그 안에서 함께 모여서 웃고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지요.
우리는 어떤 미래를 살아갈까요?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글 파랑/사진 깨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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