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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칼럼

[in교사] 아이들을 위한, 미래의 ‘좋은’ 일자리 [in교사, 교사 속마음 디비기] 아이들을 위한, 미래의 ‘좋은’ 일자리 연간 200만원이 조금 못되던 대학 등록금이, 10년 만에 천만 원 남짓까지 치솟은 2010년, 봄. 입시 압박으로 늘 파행을 겪기에, 되도록 하고 싶지 않아 피해 왔던 고3 수업을 맡았다. 그리고 참 많이 고민했다. 내 앞에 앉아 있는 학생들 중 이미 상당한 좌절감에 빠져있는 다수가 앞으로 가게 될 길이 어디인지 궁금했다. 물가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대학 등록금 인상에도, 졸업생들이 전하는 대학 교육의 질은 별로 좋아진 것 같지 않았다.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제일 비싸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2008년,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했다. 대학들은 기업의 기부금을 받아 노골적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상아.. 더보기
[in교사] 친하게 지내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in교사, 교사 속마음 디비기] 친하게 지내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중학교 담임을 하면 빈번하게 겪는 일 중 하나가 여학생들 사이의 관계 문제다. 보통은 이런 식이다. 서너명의 여학생들이 친하게 지낸다. 그러다가 한 명과 나머지의 사이가 틀어진다. 대부분의 경우 뒷담화가 원인이다. 혼자가 된 여학생의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당연히 혼자가 된 학생은 힘들다. 나머지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우리는 그 아이를 괴롭히지도 함부로 대하지도 않는다. 다만 이제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 아이와 친하게 지내야 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한다. 그래도 원래 친했으니 다시 친하게 지내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담임교사가 인위적으로 학급의 다른 학생들과 갑자기 친.. 더보기
[in교사] 공교육과 사교육이 경쟁한다? [in교사] 공교육과 사교육이 경쟁한다? 교직 생활을 하다보면, 학생들의 어이없는 행동에 놀랄 때가 있다. 그러나 어이없어 보이는 행동에도 대부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나는 학생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얘기를 좀 들어주기만 해도 이런 문제들은 대부분 해결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다. 한 명의 교사가 만나는 학생들은 너무나 많고, 한 해가 다르게 늘어나는 행정 잡무는 학생들을 돌아볼 여유를 주지 않는다. 10년 전 쯤의 일이다. 한 학생이 자꾸만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기에, 옆으로 가서 어깨를 두드려 깨웠다. 꿈쩍도 안 하던 그 아이는 흔들어 깨우자,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선생님도 학원에 가서 새벽 4시까지 공부해 보세요. 우 씨~” 당시는 10시 이후 학원 금지법이.. 더보기
[불이학교신문] 한걸음, 두걸음 3기의 인도네팔 여행기-1 다람살라 행신톡은 불이학교신문사와 손잡고 기사를 공유하기로 하였습니다. 불이학교신문 편집부 학생들과 그린 샘 고맙습니다~ [불이학교신문] 한걸음, 두걸음 3기의 인도네팔 여행기-1 평화를 말하다, 프리티벳을 말하다- 다람살라 10월 4일, 3기는 다람살라에 도착했다. 티벳의 망명정부인 달라이라마가 있는 곳이니 다람살라는 티벳사람들에게도 이번 평화여행에서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다람살라에 도착하자마자 간 곳은 호프카페이다. 불이학교에서 평화여행을 떠날 때마다 많은 도움은 주는 프리티벳 평화운동가 쿤상이 운영하는 카페이며 티벳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찾아와서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갈 수 있다. 카페운영 수익금은 모두 티벳의 독립을 위한 기금으로 쓰인다고 한다. 다람살라는 티벳 독립을 위한 기금 마련 .. 더보기
[불이학교신문] 불이 학교의 연애 전선 현황 보고서 행신톡은 불이학교신문사와 손잡고 기사를 공유하기로 하였습니다. 불이학교신문 편집부 학생들과 그린 샘 고맙습니다~ [불이학교신문] 불이 학교의 연애 전선 현황 보고서 사랑이 꽃피는 불이학교, 과연 모두 벚꽃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살을 에는 바람이 불어오는 초겨울에 불이학교에는 뜻밖의 봄바람이 불고 있다. 남녀는 1년은 지내봐야 안다고 했던가, 방학을 향해가는 2학기 중반, 학교에는 세 커플이 탄생했다. 먼저, 파릇파릇한 중등부에 비해 이젠 서로에게 익숙해져 삭막하기 그지없던 고등부에 1.5개의 커플이 생겼다. 먼저, 1기 A군과 2기 B양 커플은 A군의 지고지순한 일편단심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1기와 2기는 더 이상 커플이 생길 리가 없다고 여러 선생님들이 호언장담을.. 더보기
[in교사] 좋은 교사 vs 나쁜 교사? 종이 한 장 차이 [in교사] 좋은 교사 vs 나쁜 교사? 종이 한 장 차이 얼마 전 인터넷에서 ‘학생 훈계 한다며 흉기 체벌한 교사’라는 기사를 봤다. 제목만으로도 경악스러운 기사의 내용은 이러했다. 익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바둑을둔 학생과, 이를 구경하던 학생 네 명을 교사가 과일 깎던 칼로 체벌을 했고, 그 과정에서 한 학생이 허벅지에 4센티 정도의 자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이 황당하고 어이없는 기사를 읽으며, 나는 이 사건의 복잡한 원인이 기사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고 생각했다. 거의 모든 고등학교는 야간 자율학습을 한다. 서울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자율’학습이란 것은 말뿐이고, 강제로 전체 학생을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야간 자율학습 동의서에 학생 사인을 받기는 한다.. 더보기
[in교사] ‘행복한 가정’이란 환상에 상처받는 아이들 [in교사] ‘행복한 가정’이란 환상에 상처받는 아이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의 증가 추세가 예사롭지 않다. OECD 국가 평균치보다 높을뿐더러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새 46.9% 가 증가해서 증가 폭으로만 보면 칠레 다음으로 두 번째다. 국가도 이런 위험을 감지해서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울과 자살충동에 대한 심리검사를 하도록 한다. 이 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과 자살 위험군 학생들은 담임이 따로 불러서 면담한 뒤 상담선생님을 통해 학부모와 연결하여 위센터 등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게 안내한다. 이 제도는 내가 교직에 있는 동안 국가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 거의 유일한 제도이다. 작년 우리 반은 학생 수가 적었다. 공부하겠다는 학생들과 아닌 학생들을 분류해서 편성하겠다는 .. 더보기
[in교사] 부모 안 바뀌는데 내가 바꿀 수 있을까??? [in교사] 부모가 안 바뀌는데 내가 아이를 바꿀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소위 '문제아'라 불리는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고민과 스트레스가 가장 컸습니다. 한 반에 꼭 한 두 명 있기 마련인데... 가장 기억 나는 아이는, 아버지는 폭력을 휘두르고 어머니는 감싸주느라 아이에겐 무시의 대상이고... 교사로서 타이르고 상담을 해보아도 변하지 않으며 반항을 일삼았어요. 부모와 상담을 요청했으나 엄마는 달라질 게 없다며 오질 않으시고, 아버지에게는 절대 알리지 말라하시니... 혼자 끙끙 앓았네요. 이 아이만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격무, 수업 준비, 수업, 담임 업무, 상담에도 힘을 쏟아야하니 참 힘들더라고요. 보통 이 아이들은 담임의 몫인데... 언젠가 '이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 교사의 도를 넘어.. 더보기
[in교사] 신해철의 죽음, 그리고 입시 경쟁 교육 [in교사, 교사의 속마음 디비기] 신해철의 죽음, 그리고 입시 경쟁 교육 신해철을 수술했던 스카이 병원장에 대한 보도가 연일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 사건 앞에서 나는 뉴질랜드에서 의대 갈 준비를 하는 조카 이야기를 떠올렸다. 뉴질랜드에서는 의대생과 의사의 자격 요건으로 인성을 가장 크게 본다고 했다. 예를 들면 “시급을 다투는 노인과 어린아이 응급환자가 동시에 도착했다. 누구를 먼저 치료할 것인가?”같은 의학적 판단력을 묻는 질문부터, 때에 따라서는 의료인으로서의 윤리적 자질을 평가할 수 있는 수많은 질문들을 통해 의대생을 선발한다. 지난 6월, 인문계 고등학교인 우리 학교에서는 큰 소란이 있었다. 서울대 지역균형 선발을 위한 학교장 추천 학생을 결정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지역균형 선.. 더보기
in교사, 교사 속마음 디비기 칼럼을 시작합니다. 칼럼을 시작합니다. 공교육... 정말 여러 감정과 고민이 교차하는 단어입니다. 수능이 끝나면 목숨을 끊는 수험생을 언론 기사를 통해 어김없이 접합니다. 정치인들은 애들 밥을 주네 마네 맨날 싸웁니다. 학부모들은 내 아이 왕따 당할까 전전긍긍합니다. 필란드 교육이 어떻고 저떻고 그림의 떡입니다. 학교라는 공간... 너무나 소중하고 중요한 공간이지만 우리나라의 학교는 여전히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교사가 있습니다. 매일매일 아이들과 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순간순간 고민하고 판단하는 사람은 저 위의 교육감이나 장관이 아닌 일선 교사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을 길이 없습니다. 그들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어떤 고민을 하는 지 알고 싶습니다. 진보적 교육감이 당선됐다고 일선 교사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