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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신쿱 협동조합

[행신쿱] 행신동, 서화마을을 만나다

 

도시와 시골 마을의 결연. 요샌 흔하다면 흔한 얘기지만, 지금 우리 동네에서 진행중인 이야기라면 좀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 행신동에서 한창 뜨는 (아니, 뜨려고 쌩고생중인^^;) 동네협동조합 "행신쿱"과 인제군 깡촌 "서화마을"의 이야기를 행신톡을 통해 기록하고자 한다.

 

 

5월 가정의달 선물 판매로 반짝 재미를 본 행신쿱은(관련 이야기는 http://hstalk.tistory.com/306 참고), 급하게 투입한 (취미 생활을 가장해서 시작했으나, 투잡에 가까운;;;) 과도한 노동력의 피로 때문인지 한동안 정체기를 겪고 있었다. 그러다, (롯데마트 행신점 접수가 행신쿱 목표라며 조합원 세뇌중인..) 행신쿱 영업팀장 꽃게의 제안으로  8월 29일, 서화마을로 견학을 가게 되었다. 서화마을은 우리 동네 한의사 두바퀴가 보건의로 군생활을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된 마을이다. 원래 이 곳은 군부대를 대상으로 한 단란주점 노래방 등 유흥업으로 생계를 이었으나, 90년대들어 군인들의 소비 중심지가 서울, 속초 쪽으로 옮겨지고,  노래방, 당구장, 탁구장 등의 군 내부 복지시설이 개선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곳이었다. 그러다 2008년도에 "한국DMZ생명동산"이라는 평화 공원이 건립되고나서, 무농약, 친환경 상품 재배를 가치로 마을을 살려보려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DMZ생명동산 풍경>

 

여하튼, 행신쿱은 추석 선물 판매 대박을 목표로 상품 선정에 대한 고민을 하던 참이었고, 한의사 두바퀴가 숙면보조식품으로 특허를 보유한 "상추조청"을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상추를 먹으면 졸리는 원리를 이용하여, 상추를 달여서 만든 조청). 그러다, 유기농 상추조청이 만들어지는 현장 방문도 할 겸, 그간 소진된 행신쿱의 동력을 추스리기도할 겸 12일의 여정으로 아이들까지 줄줄이 대동하고 견학을 추진하게된 것이다 (행신쿱 조합원 꽃게, 두바퀴, 제트기, 벽돌, 깨굴, 토란, 파랑, 바다 및 조합원에 정식 가입하기 전에 간보러 온 덩이네 참가)

 

숙소로 예약한 한국DMZ 생명동산은 강원도 산골짝 시골에 놓여있다는게 신기할만큼의 규모와 아름다움을 가진 곳이었다 (건축설계 전공자 깨굴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엄청 유명한 건축가 누가 설계했다카더라는...) 유기농식재료로 준비되는 식사를 마치고 (이곳의 반찬은 생명존중 등의 원칙을 지키기위해서.. 남기면 혼난다;;;) 한국 DMZ평화생명동산을 지키며 협동조합사업부장을 하고 계신 계신일 부장님을 만나 서화마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계부장님이 5년전에 처음 서화마을에 내려와서 유기농법 이야기를 꺼냈을 때현지민들은 그리 반가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취지는 좋지만 '힘만 들지 돈이되겠어'라는 생각 때문이었단다. 하지만 2년전부터 계부장님이 생산한 농산물들이 한살림에 일반 농산물의 2.5배 가격으로 납품되면서, 사람들이 계부장님을 다시 보게되었고, 작년부터는 마음이 맞는 서화마을 주민 11명이 의기투합하여 협동조합을 만들어, 인제군 DMZ 산자락에서 생산되는 잡곡, 산나물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오른쪽 가운데가 서화마을 옹고집 계부장님. 잘생기셨다고 난리였다는... ㅋㅋ>

 

계부장님께서는 행신동에 자리잡은 초등대안 고양우리학교 아이들이 서화마을에서 농사체험을 해보는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고, 우리들은 현지에서 생산하는 쌀, 잡곡 등의 생산품을 우선 고양우리학교 급식 재료로 구매하고, 장기적으로는 학부모, 행신동 주민들이 서화마을의 농산물을 구매하도록 확대하면서 동시에 모내기, 추수 등의 농사일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의 교류로 확장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서화마을에서는 유기농 쌀, 잡곡을 생산하고, 거기서 나온 겨로 소 여물을 만들어 키우고, 소똥으로 다시 잡곡, 쌀을 재배하는 자연스러운 생태계 사이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행신동과 서화마을, 두 마을의 교류는 생태계 싸이클처럼 생산자와 소비자, 도시민과 농촌민이 서로를 이해하고 상생할수 있는 윈윈 전략이 틀림없어보인다.

 

이튿날에는 조, 수수를 시범적으로 재배하는 곳을 방문했다. 트럭 짐칸에 쪼로록 올라타고 비포장길 언덕길을 달려달려 도착한 곳. 계곡물과 산바람을 맞으며 산 구석에서 굳세게 자라고 있는 푸르른 벼와 수수.

이런 높은 곳에 농지를 가꾸고 작물을 키워낸 그 옛날 어르신들의 억척스러움과 수고로움이 감동으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트럭 뒷칸에 서있는 이유. 비포장 산골짝이라, 앉으면 노면의 굴곡을 엉덩이가 생생하게 느낀다.. ㅜ.ㅜ)

 

<산골짝에 자리잡은 수수밭, 조상님들 참 대단허심..>

 

 

농작물 재배지 견학의 마지막으로, 생명동산에서 고개가 무거워 쓰러진 상추들을 보게되었다. 노지에서 화학비료의 도움없이도 한껏 자라 고개를 숙인 상추들. 행신쿱의 차기 주력상품 "상추조청"을 만들 황금재료였다서화마을 견학의 주요 목적 중의 하나였던, 음주 동반 밤샘 빡센 회의(?)의 결과물로 우리는 새상품 상추조청의 이름도 얻었다. 일명하여, "꿀잠".

 

서화마을에서 마지막으로 조청을 만드는 공장에도 들렀다. 무농약으로 생산된, 쌀조청, 계피조청, 그리고 상추조청을 "하루 조청"이라는 브랜드로 생산하는 공장이었다. 오래 전에 이곳에 자리를 잡으신 어르신은 아이들과 우리에게 상추조청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주셨고선물로 조청 한병씩과 서화마을 특산물인 파프리카를 싸주셨다. 사람 사는 따뜻함이 존재하는 이곳, 서화마을에 곧 다시 방문하고 싶다.

 

<상추조청 만드는 법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나눠주신 하루조청 사장님^^>

 

 

<꿀잠이 솔솔~ 오는지 동네사람들이 확인 중인 "꿀잠"을 기대하세요~^^ > 

 

 

글 꽃게,파랑 / 사진 행신쿱 협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