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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기획/행신동 버킷리스트

[행신동 버킷리스트] 맘마 : 엄마 납치해서 여행가기

<행신동 버킷리스트>
'버킷리스트(bucket list)'란,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리스트임다. 행신동에 사는 사람들은 늙어꼬부라져 죽기 전에 뭘 꼭 하고 싶을까요? 그게 궁금함다~ 인터뷰 하고 싶으신 분은 깨굴(010-5185-4155로 문자 주세요~)


*** 첫 인터뷰 한 사람은 전직 배우 맘마~, 맘마는 누규? ***
뮤지컬단 '아이' 놀이대장
주부뮤지컬단 '바스락'상임연출
동네극단 '잡' 단원활동
학교내 청소년 뮤지컬 동아리 강사



*** 맘마의 버킷리스트 - 엄마 납치해서 여행가기 ***

맘마는 늙어꼬부라지기 전에 엄마를 납치해서 단둘이 여행을 가고 싶댑니다. 사실 맘마를 첫 인터뷰 대상으로 간택한 이유는 뭔가 재미있는 게 나올거 같아서였는데, '다시 연극무대에 서서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거'라는 뻔한 답과 함께 '엄마랑 여행해보는 것'이라는 의외의 답을 내놨네요. 그래서 엄마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맘마의 어머니는 5명의 딸을 낳으셨는데, 첫째 딸이 지금 벌써 63세시고 맘마를 낳았을 때 어머니 연세가 43세시라니... 맘마를 키운 건 4명의 언니들이라는...

맘마는 엄마와 같이 있을 시간이 거의 없었고, 맨날 언니들이랑, 동네 친구들이랑 놀러댕겼습니다. 서로 관심이 없었던 듯~

맘마는 결혼하고 유준이를 낳으면서 엄마에 대해 다시 보게 됐습니다. 이미 그땐 예전처럼 강하고 엄한 모습은 사라지고, 옛날 고리짝 얘기를 쉴 새 없이 반복하시는 엄마만 남아있었어요. 엄마 얘기에 차칸 리액션을 하기 위해 맘마는 엄마 앞에서 자주 술을 풉니다~ 술푸면 맞장구 제대로 됨~



이런 엄마를 '납치'해 - 도둑들까봐 집을 못떠나신다고 함 - 엄마의 고향인 원주로 여행을 간다면? 엄마의 역사책이 활짝 펼쳐질거고, 맘마는 엄마를 '독차지' 할 수 있을거고, 이걸 보는 언니들도 좋아할꺼고, 엄마와 맘마는 행복해질꺼랍니다. 둘이 잠들 때 엄마한테 '날 낳아줘서 고마워~ 엄마!!!'라고 말도 할거랍니다.

벌써 86세이신 엄마는, 다행히도 아직은 옛날 이야기를 잘 기억하고 계십니다. 단 둘이 여행을 하고 나서 맘마는 짧은 수필집을 쓸거라네요. 기대기대~~~

'날 낳아줘서 고마워~ 엄마!!!'... 참, 뻔한 스토린데 맨날 동네 휘저으며 명랑 에너지를 뿌리고 댕기는 맘마가 진지하게 그런 이야길 하니... 빨리 실행해야 할 버킷리스트네요. 맘마는 인터뷰 도중 일정을 잡아버렸습니다. 올해 늦가을에 여행을 떠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