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읽기 모임 네 번째 모임 후기
12살 아이의 눈으로 본 삶, 죽음, 그리고 그리움. “그리운 메이 아줌마”를 읽고.
먼 친척 누군가의 죽음을 만났을 때, 혹은 키우던 애완동물이 죽었을 때, 애들이 죽음에 대해 묻는 걸 대개 경험해봤을 거다. “엄마, 죽는 게 뭐야?” 가끔, 죽음은 가까운 이의 죽음이라는 ‘혹독한’ 경험으로 아이들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하늘 나라에 가는 거야” 혹은 “영원히 잠드는 거야” 대개는 이렇게 조금 덜 아픈 말로 다듬어서 설명해주곤 할테지만, 그런 대답은 뭔가... 2% 부족하다.
성장기 아이들의 “꿀꿀한” 감정을 디비 파보았던 세 번째 책에 이어, 12월 23일 저녁, 고양우리학교에서 있었던 어린이책 읽기 네 번째 모임에서도 한 아이가 겪는 “죽음과 상실”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애들 책 고를 땐 “밝고~ 행복한~” 이야기를 결단코! 고집하는 본 톡기자의 얇은 안목이 와장창 깨져나갈라믄;;; 아직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지만, 무겁고 단단한 책 2연타는 거기에 빠지직 굵은 흠집을 내기엔 충분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어린 시절 엄마를 잃고, 친척집을 전전하다가 메이 아줌마와 오브 아저씨를 만나면서 급 행복해진 꼬마 써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얼레? 첫줄기만 써놓고 보니 들장미 소녀 캔디 같은 순정 만화 스토리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흠흠.. 이 책 전!혀! 그렇지 않다. 써머의 남자 친구, 클리터스가 안소니 같은 꽃미남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행복한 와중에도 써머는 나이 많은 메이 아줌마가 돌아가실까봐 노심초사하고, 메이 아줌마가 죽은 이후에는 오브 아저씨마저 잃게 될까봐 슬퍼도 눈물 한 방울 맘껏 흘리지도 못하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은 관계로, 줄거리 묘사는 이쯤에서 스톱~). 여하튼, 책에서 말하는 무언가를 톡 까놓아보려 머리를 맞대다, 모임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죽음이 어떻게 이해될 것인가”, “고난은 아이들을 자라게 하는가? 좌절하게 하는가?”, “아이들이 상실을 극복하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등등 꽤나 진지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물론, 이 모임 그 자체의 분위기는 그닥 엄숙하진 않다. 간식 먹는다고 부시럭, 한겨울까지 꿋꿋이 살아남아 간식에 달려들던 파리 한 녀석 쫒느라 부시럭, 끊임없이 애들 들락거리느라 부시럭;;; 뭐 대략 이런 분위기?). 그치만, 그런 와중에 웰빙(well-being) 못지않게 웰다잉(well-dying)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철학적 이야기도 나누고... 요렇게 실속은 꽉 채우고, 2014년 책읽기 4차 모임이 마무리 되었다.
어린이책 읽기 모임은 참석자들의 시즌 2 개시 요구에 힘입어, 잠시 쉬었다가 새해에 다시 시작된다. 이 좋은 모임을 우리만 하긴 너무~~ 아까우므로, 부모 교육 겸해서 주변에 팍팍 홍보도 같이 진행해서...
기대하시라~ 커밍 쑨~
20141231 글 : 파랑 / 사진 : 고양우리학교 5학년 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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