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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칼럼/in교사, 교사 속마음 디비기

[in교사] 친하게 지내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in교사, 교사 속마음 디비기] 친하게 지내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중학교 담임을 하면 빈번하게 겪는 일 중 하나가 여학생들 사이의 관계 문제다. 보통은 이런 식이다. 서너명의 여학생들이 친하게 지낸다. 그러다가 한 명과 나머지의 사이가 틀어진다. 대부분의 경우 뒷담화가 원인이다. 혼자가 된 여학생의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당연히 혼자가 된 학생은 힘들다. 나머지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우리는 그 아이를 괴롭히지도 함부로 대하지도 않는다. 다만 이제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 아이와 친하게 지내야 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한다. 그래도 원래 친했으니 다시 친하게 지내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담임교사가 인위적으로 학급의 다른 학생들과 갑자기 친하게 지내도록 만들 수도 없다. 학교폭력의 정의에 따르면 이 경우는 정서적 폭력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책임을 학교와 담임교사에게 묻는다면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담임교사가 이런 상황을 미리 예방하는 것도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늘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뒷담화하지 말고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친구와 싸우면 즉시 화해하려고 노력해라.'

20141230 글 : 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