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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칼럼/in교사, 교사 속마음 디비기

[in교사] 새벽1시에 아이 행방 찾아달라는 학부모...

[in교사, 교사 속마음 디비기] 새벽1시에 아이 행방 찾아달라는 학부모...


교육학 이론에 따르면 성직관, 노동직관, 전문직관의 세 가지 교직관으로 교사를 볼 수 있다. 한국사회가 교사를 보는 시각은 이중적이라고 느껴질 때가 많다. 교사는 방학 때 놀면서 월급 받고 나태하고 노력하지 않아도 정년을 보장받는 개혁의 대상이기도 하고, 학생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희생하고 헌신해야 마땅한 존재이기도 하다.
담임반 아이가 쉬는 시간에 장난을 치다가 팔이 부러져서 보건실에 데려가 응급처치를 하고 학부모에게 연락을 해서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실 수 있냐고 했다. 학부모는 담임이 아이를 데리고 가야지 왜 학부모가 가야하냐고 화를 내셨다. 다음 시간 수업도 있고 점심 급식 지도도 해야 하고 오후에도 수업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바쁘시면 시간이 되는 다른 교사가 데리고 가겠다고 하자 담임이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고 큰소리를 내셨다.
새벽 1시쯤에 학부모에게 전화가 왔다. 새벽 시간의 전화가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아이가 연락이 안되니 아이의 친구들에게 모두 연락해서 아이의 행방을 찾아서 당장 연락해 달라고 하셨다. 일단 실종신고를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난감했지만 학생들에게 문자를 하기 시작했다. 새벽이라 학생들이 자고 있는지 연락이 잘 되지 않았다. 한참을 연락하면서 애를 태우고 있는데 학부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이를 찾았고 친구 집에서 자고 있었단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은 아이는 단지 친구 집에 가서 놀다 잠든 것 뿐이니 내일 학교에서 아이를 야단치거나 지도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답했다. "네, 어머님. 야단치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를 찾아서 다행이네요." 


한국 사회가 교사를 한 가지 시선으로 봐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크고 작은 경험들이 쌓여간다.

20141230 글 : 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