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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신톡 늬우스/짧은 늬우스

세월호 왕언니들 다시 만나다.

토요일 오전 노동당 화정사무실이 한바탕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5개월 동안 바쁘게 살아왔던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고양파주0416리멤버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정서명팀이 통영에서 올라온 굴로 잔치를 벌이기로 한 날이다.

거리에서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을 받으며 어떤 비난과 냉대에도 굴하지 않고 의연히 해내던 이들이지만 오늘은 그저 가족에 대한 걱정. 살아 갈 날에 대한 걱정이 한도 끝도 없는 평범한 소시민이다.



"미숙언니 못 온대?""응.. 본인이 가져올 준비물 아파트 경비실에 맡겨놓고 급하게 시댁갔어." "시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셨다네"
"수정이는 늦게 온대?" " 생협 알바하잖아. 끝나는대로 오면 6시쯤 될껄"
"상훈씨는 왜 안 와? " "회사일이 정리가 덜 끝나서 마무리하고 온대요"
"씨네필은?""출근해서 일보고 5시쯤 온대요"
"윤아언니 어디 가요?" "미안해서 어째.. 딸래미가 수능 끝났다고 쇼핑하러 가자구 하잖아. 에휴~~ 약속해놔서..."
"은경씨 갈려구요 ? 왜 이렇게 일찍 가?"
"남편이 화정역에 셋째 아이 장난감 사러나왔다고 같이 사가지고 들어가자고 전화왔네요"
"은경 언니 어디 가요?"" 잠깐 아버지 점심만 챙겨드리고 올께""으히구!! 대장이 빠지면 안되지!!" "영란씨 시어머니는 암검사 재검했는데 물혹이었다며? 거봐 재 검사하길 잘했지?""아! 그거 우리의 기도빨이 통한거야.. 영빨!!"

이 사람들은 바쁘다.

모여서 쉴새 없이 수다 떨다보면 사람들이 계속 왔다갔다 한다. 뒤늦게 온 로켓단,코알라, 코알라 남친까지 따지면 사람들이 한자리에 삼십분도 제대로 한꺼번에 제대로 못 모인 잔치다. 코알라(신지혜)의 가족이 통영에서 굴 등 수산물유통을 하신다. 이름을 대면 양이 늘어난다.
문의는 http://통영아라.kr/shop/

하지만 김치부침개 재료를 챙겨온 윤아언니. 쌈 야채를 챙겨 오고 보쌈 주문을 위해 거액을 투척한 혜숙언니, 밥을 챙겨온 지영님, 부탄가스와 버너를 챙겨오신 영란언니, 나무젓가락을 몽땅 챙겨오신 해숙 북카페 헤윰대표님, 뭐니뭐니 해도 오늘 잔치를 위해 생굴을 제공한 고파리 님이 박수를 제일 많이 받을 일이다. 전복 손질부터 과일깍기까지 신공을 보여준 손대수님은 언니들의 인기를 독차지해 '듬직대수'라는 별명도 얻었다. 총지휘한 경옥언니는 빼놓을 수 없는 살림꾼이다.




"자 그럼 2014년 생일자 공동생일 파티 및 고3엄마 노고에 대한 격려 잔치및 오늘을 생굴을 제공해주신 고파리님의 사업 번창 기원 파티와 우리 모임의 정신적 지주인 나은경샘 생일주간 마무리 파티 및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열심히 활동한 모든 분들 힘다지기 잔치를 시작하겠습니다."
"뭐 그렇게 제목이 길어!!!"
하고 핀잔이 뒤이어졌지만 그래도 모두를 위한 잔치다.

오랫만에 웃음소리도 넘쳐나고 수다도 한바가지씩 퍼낸다.

오고 가는 이야기들 속에 수없이 많은 정보와 사람사는 이야기가 오간다. 세월호 때문에 똘똘 뭉쳤지만 이제 이 모임은 정보교류의 장이 되었고 속깊은 이야기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는 모임으로 변해가고 있다.

세월호 투쟁의 끝이 어디까지 인건지 아직 알수 없지만 진상규명이 되었다고 해서 혈육을 잃은 사람들의 한이 다 풀리진 않겠지만 오늘처럼 웃으면서 함께 가자고 건배를 한다.

세월호 화정팀 가입문의
고양파주0416리멤버 밴드 가입문의
010-4758-7892

사진 나은경 . 글 가가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