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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신톡 늬우스/기인 늬우스

고양우리학교에 뜬 진달래 쌤, 그 뒷이야기

얼마 전, 행신톡에서는 동네의 두 대안학교, 불이학교와 고양우리학교의 연결고리를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인턴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 관련 기사 : "고양우리학교에 때이른 진달래 출현" http://hstalk.tistory.com/535 ) 고양우리학교에서 인턴십을 막 이수한 진달래 쌤 (불이학교 5학년 정진아)의 따끈따끈한 후기를 들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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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달래쌤의 장래 희망은 무엇인가요? 고양우리학교에서 인턴 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불이학교 4학년 진로 수업 과정 중에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로 인턴십 활동을 하는 것이 있었어요. 원하는 단체에 요청을 드리는 것부터 일을 배우는 것까지 해보는 것이죠. 유치원 시절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 선생님과 환경운동가를 하고 싶어 했어요. 그러나 현실적인 고민을 하면서부터 꿈을 접게 되었는데 미래에 대한 여러 고민을 하던 중 교사에 대한 마음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걱정하고만 있지 말고 한번 부딪혀 보자! 하고 전에 생각하던 꿈을 떠올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요청을 드리게 되었죠.


2. 아이들이 지어준 별명은 마음에 드시나요? ㅎㅎ

별명을 지어야지 마음먹을 때부터 아이들이 지어준 별명을 쓰고 싶었어요ㅎㅎ 저를 보고 무엇을 떠올릴지 무척이나 궁금했거든요. 하나를 결정해도 깊이 고민하느라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저와 다르게 아이들은 단순하게 생각하면서도 예쁜 별명을 지어줬어요. 제 이름이 진아인데 그래서 진달래가 떠올랐나 봐요. 별명도 마음에 들지만, 그 별명을 지어주던 아이들의 모습이 제 눈동자 속에 확 담겼어요. 그래서 더더욱 마음에 남습니다.


 

3. 진달래 쌤의 초등학생 시기와 고양우리학교 아이들을 비교할 때, 눈에 띄는 비슷한 점이나 차이점이 있었나요? ,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음 조금 다른 얘기지만 제가 어릴 적에 분명 갖고 있는 생각들이 있었고 그 생각을 하는 줄은 어른들은 예상하지 못한다고 느꼈어요. 그걸 잊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조금씩 잊어가고 있는데.. 아이들을 보니 더 큰 이로서의 눈으로 보면 감히 그런 고민과 생각을 하는 줄은 모르겠더라고요. 조금 혼란스럽기도 했어요. ‘정말 내가 이 나이 때 그런 생각들을 하고 느끼고 있었나?’하고요. 우리학교 아이들이 어려 보이더라도 생각보다 느끼고 있는 것은 저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일 거예요. 초등학생이기에 가질 수 있는 것들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부럽고 그 시절의 저를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4. 인턴 체험 중 어려웠던 일이나 좋았던 점, 혹은 아쉬운 점은? 불이학교 후배가 고양우리학교 인턴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요?

우리학교에 계신 선생님들도 잘 대해 주시고 아이들도 저를 잘 받아주고 친해져서인지 크게 어려웠던 점은 없었어요. 있다면 아무래도 배우는 입장이다 보니 주어진 일이 없는 시간을 좀 어려워했어요. 그리고 기간이 좀 짧아서 아쉬웠던 것도 있었죠.
우연인지 인연인지 11년째 같이 학교 다니는 제 친구 동생이 제 인턴십 기간동안 학교 체험을 하게 되었어요. 낯가림이 좀 많은 아이인데 저로 인해 새로운 환경에서의 부담감을 조금은 덜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혹시 저처럼 이곳에서 인턴활동을 할 친구가 있다면 더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미리 수업 준비를 해놓고 수업 실습을 더 해 보면(교사분들께서 허락하신다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생각해놓은 것들이 다 수준보다 조금 낮거나 높아서 무슨 수업을 할지 정하는 데 꽤 오래 고민했거든요. 제가 춤을 좋아하는데 아이들이 댄스에 대한 고정관념이 좋지 않아서 수업을 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핀란드 전통 무용을 준비했죠. 아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어요:) 방학부터 개학 후 주말 내내 할 일들로 바쁘다 보니 여유있게 고민해보고 인턴십에서의 일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학교에서 가졌다는 것도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드네요.


5. 인턴 경험을 하기 전에 가졌던 기대가 있었을텐데, 실제와 어떻게 다르거나 비슷했나요? 환상이 홀랑 깨졌다거나 그런.. ㅎㅎ 실제 현장 경험을 해보고나서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에 달라진 점이 있나요?

기대보다는 걱정과 부담을 좀 했었기 때문인지 오히려 하면서 더 좋은 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제가 하는 일도 없는데 집에 가면 쓰러지듯 잠들곤 했어요.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 사이에서 함께 있으려면 지금 갖고 있는 에너지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하하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은 조금 더 긍정적으로 다가왔고, 알고는 있었지만 교사분들은 더 아이들을 가까이서 볼 줄 알고 생각하고 계시구나 하고 느꼈어요. 저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6. 불이학교 친구들 중에 다른 인턴 활동 체험을 해보고 있는 친구들이 있는 걸로 아는데, 친구들과 소감에 대해 나눈 적이 있나요? 있다면, 대체적인 평가가 어떤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어딜 가느냐에 따라 다들 반응이 다른 것 같아요. 어떤 친구는 생각보다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하고 생각보다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별 거 아니었다는 친구, 학교가는 기분이라는 친구, 힘들었지만 공통 관심사를 갖고 일하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 좋았다는 친구 등이요.


7. 끝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면 자유로이 적어주세요. 고양우리학교 선생님들이나 아이들, 불이학교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등등이요

흔쾌히 인턴십을 허락해주시고 거리낌 없이 받아주신 우리학교 식구 분들께 감사했고 좋은 경험과 끊임없이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교사분들의 학생을 향한 애정어린 모습과 제게도 베풀어 주신 따뜻함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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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한참 많을 시기죠.

접 몸으로 부딪히며 꿈을 향한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불이학교 3기 청춘을 응원합니다. ^^

 

 

 

 

< 즐겁게 핀란드 전통춤을 배우고 있는 아이들과 진달래 쌤 >

 

 

글 파랑/진달래

사진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