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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칼럼/동네 기상학자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

[뜬구름이야기] 가을 하늘은 왜???

동네 기상학자의 뜬구름 잡는 두 번째 이야기.

가을이면 주변에서 이런 증상들을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물론 필자를 포함해서
...^^;
"
~ 날씨 쥑이네~ 놀러가고파
~~"

그래서 준비한 뜬구름 잡는 이야기의 두 번째 주제.
"
가을 하늘은 왜??? 유독 높고 파랄까
?"
사실 이번 주제는 행신톡 독자께서 제보해주신 질문이기도 하다
. ^^

 

파~랗고 파~랗고 파~란 가을 하늘 +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는(?) 아침 반달

(출처: 고양우리학교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kywoori/6001 )

 

가을 하늘 이야기에 앞서 하늘이 파란 이유부터 알아보자. 햇빛이 비치면 공기층에 부딪치면서 산란이 되는데, 이 때 파장이 짧은 파란색 계통의 색깔이 먼저 흩어진다. 파란색이 흩어지고 남은 빛은 파랑의 보색인 노랑에 가깝게 보이는데, 그래서 태양은 노랗게, 하늘은 파랗게 보인다. 구름은 물방울 입자의 크기가 공기 입자보다 크기 때문에 모든 색깔의 빛을 다 흩뜨리는데, 미술 시간에 배웠던 것처럼, 모든 색깔의 빛이 섞이면 하얗게 보인다. 구름은 그래서 하얗다. ^^


그런데, 가을 하늘이 유독 파란 이유는??

일단, 가을이 되면 공기가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수증기를 잔뜩 머금은 남쪽 해양성 기단이 물러가고, 차고 건조한 대륙 기단이 우리나라를 덮기 시작하면서 구름의 양 자체가 줄어든다. 그래서 대략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불어, 찬 대륙 기단의 영향으로 공기는 차가워지지만 한낮 햇볕은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공기층이 쉽게 불안정해진다 (낮에 땅이 쉽게 데워지기 때문에 공기층 아래쪽은 뜨겁고, 위쪽은 상대적으로 차갑다). 불안정하다는말은 곧, 공기가 위아래로 잘 섞인다는 뜻이다. 겨울철의 경우, 땅이 공기보다 더 차갑기 때문에 공기층이 안정해서,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 매연같은 오염물들이 잘 안빠져나가고 한 지역에 고여있게 된다. 그래서, 겨울에는 날씨가 맑은데도 하늘이 뿌연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기층이 불안정한 가을에는 오염물이 빠져나가기가 쉬워지므로,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아진다
.

그렇다면 가을 하늘이 더 높아보이는 이유는... 파랗고 쾌청한 하늘이 만드는 착시일까
?
우리가 숨쉬는 공기층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성격과 높이에 따라 각각의 이름을 갖고 있는데, 지면과의 마찰에 의해 위아래 공기의 혼합이 쉽게 일어나게 되는 지면 부근 공기층을 대기 경계층이라고 부른다. 구름은 대개 이 대기경계층 위쪽으로 생기게 되는데, 이 대기경계층의 높이가 가을에 더 높아진다. 위에서 말했듯, 가을에는 햇빛에 의해 가열된 지면 위에 찬 공기가 놓이면서 쉽게 불안정해져서 위아래 공기가 잘 섞이기 때문이다. 대기경계층의 고도가 높아지면서, 구름이 생기는 높이도 함께 높아지게 되므로, 실제로 하늘이 높아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럼, 대기경계층 높이가 낮아지면, 하늘이 낮아지나..? 그렇다! 지역에 따라 하늘 높이는 다르게 보인다. 특히, 북극의 하늘은... 무진장 낮다. ㅎㅎ 이 부분은 나중에 다른 이야기로 다시 다루겠음. ^^ )

가을에 햇볕이 비추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기분이 우울해지는 계절성 우울증이 생기기 쉽다는데... 날씨가 이리도 화창해서 자꾸 바깥으로 나오라고 꼬시니, 참으로 다행이지 않은가. 
볕좋은 가을, 높고 맑은 하늘 아래 광합성으로 몸건강도, 마음 건강도 짬짬이 챙기시기를.. ^^

 

 

글 파랑/사진 제비꽃마리

 

 

 

날씨에 관한 궁금증이 생기면 댓글이나 행신톡 메일로 보내주세요. (hs_talk@hanmail.net)

아는 내용 범위 한에서 다음 칼럼 주제로 다뤄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