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신톡은 고양시 자치공동체사업의 일환으로 7월 10일과 11일에 걸쳐 주민들과 함께 옥천으로 벤치마킹을 다녀왔습니다. 옥천신문과 안남면 마을공동체, 배바우신문을 직접 보고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첫 코스는 옥천신문~
89년에 222명의 주민들이 군민주 형태로 사주 없이 창간되었고 지금은 12명의 직원까지 생겼답니다.
지역신문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첫 시작이자 성과물이라는 생각으로 옥천신문은 26년동안 다른 영리사업 없이 오로지 신문만 만들었다고
합니다. 직원 월급 제대로 주기까지 10년 여 걸렸다네요. 지금은 신문사에 노동조합도 생겨 임금협상도 한다네요.
한 부에 1500원짜리 신문으로 구독자의 구독료로만 40%를 차지하고 구독료 확보를 위해 인터넷에 불특정다수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네요. 현재 4000부 가까이 찍어낸답니다. 이게 옥천 전체 가구의 20%에 이른다니 어마어마하죠. 주민들은 인터넷 뒤져봐도 안 나오는 지역의 소식을 옥천신문을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에 구독료를 내면서도 구독을 하는 구조이라네요.
지역사회의 억눌려 있는 부분, 곪아있는 부분 등 소외계층의 이야기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고 신문사 안에 노동자 쉼터와 '옥이네 밥상'도 운영 중입니다.
'조선일보 구독중지 운동이 시작된 곳, 언론개혁의 성지 옥천'이라네요~
두번째 코스는 안남 배바우 작은도서관~
안남면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안남 배바우 작은도서관은
2007년 기적의도서관 팀과 책읽는사회만들기운동본부에서 면 지역 작은도서관 만들기 사업을 할 때 공모해서 지어졌습니다. 이곳은
군의 지원과 주민의 후원를 받아서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과 방과후도 운영합니다. 상근하시는 한 분과 운영위원들이 있구요. 식당까지
있어서 동네 아이들 밥도 해먹인다네요.
안남면엔 그 유명한
'배바우신문'이 있습니다. 권역사업 지원을 받아 1500부를 찍어 안남면 주민들에게 가가호호 돌리고 나가서 사는 사람들에게도
준답니다. 아까 옥천신문도 지역신문으로서 지역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지만 배바우신문같은 마을신문은 더욱 동네의 작은 이야기들까지
다룰 수 있어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주민들도 너무 좋아하신다네요.
이 동네의 안남초등학교는 혁신학교로 전환하기 위해 교장 공모도 하고 좋은 선생님들을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네요.
안남면은 주민 약 1000명에 아주 작은 면인데 제일 큰 특징은 대전 등으로부터 물이용부담금을 받아 1/n로 나눠 갖는 게
아니라 면 순환버스를 운영하는 데 씁니다. 아이들이 학교갔다가 스쿨버스로 작은도서관에 오면 6시쯤 이 순환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시스템이 가능한 이유죠.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87년 이후 지방자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옥천에서 밖으로 나갔던 주민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농민회를 조직하면서 안남 마을 공동체가 출발했답니다. 그리고
동사무소에서 주민자치센터로 전환되면서 민주적으로 운영해보자는 논의도 벌이는 등 주민자치운동을 벌여나갔답니다. 2006년에는
주민조직인 안남 지역발전위원회를 만들어 행정을 견제하는 의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 이장, 각 마을 추천 2명의 주민 등이
들어가 월 1회 회의를 열어 지역에 관련된 모든 일을 결정한답니다. 공무원 맘대로 할 수 있는 작은 일도 몽땅 다 지역발전위원회를
거치는 시스템이라니 참 특이하고 대단하네요. 작은도서관, 어머니학교, 도농교류센터도 그렇게 만들어졌구요.
동네 참 이뿌다고 느꼈는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니 더 사랑스럽네요.
마지막 코스~ 배바우신문 신복자 편집장을 만나뵈었습니다.
펜션도 함께 있는 안남 도농교류센터에서 운영도 맡고 계세요. 이 센터는 지열로 냉난방이 되는 친환경 건물이라네요.
배바우신문은 월간 지면 마을신문으로 마을 주민들이 기자구요. 안남 배바우 작은도서관에서 내는 소식지를 권역사업으로 54억 정도를
받았을 때 센터 건물도 짓고 주민 교육도 하면서 2011년부터는 배바우신문을 만들었다네요. 첨엔 작은 a4사이즈로 하다가 2년
전에 큰 지면으로 확대됐슴다.
작은도서관과 어머니학교,
마을기업 등에서 일어난 일들을 주로 다루고요. 요즘은 가뭄과 메르스에 대한 내용이 많다네요. ㅠㅠ 가장 인기있는 코너는 마을에
새로 이사온 주민이나 새로운 소식이 있는 마을 주민을 소개하는 '마실 갑시다'는 코너라네요. 주유소 확장 이전을 한 주민이나,
깻잎 농사 짓는다고만 알고있었는데 마실 가보니 동양화를 무지 잘 그리시는 목사님을 소개하면 서로 더 잘 알게 되서 주민들이 디게
좋아하신다네요. 글구 안남 주민들 사진을 보면 외지에 사는 고향 사람들이 매우 좋아한다네요.
근데 농민인 주민이 기자다보니 글쓰기가 쪼까 약해서 신문 기사가 주로 사진만으로 이루어지는 폐해(?)가 있다는 고백도 하시네요.
신기한 거 발견. 배바우신문의 지면 이름이 둥실봉, 다락골, 질마재, 괴생이, 외마루, 비둘목, 사리고개라고 되어있는데, 도농교류센터 펜션의 방 이름이 이 지면 이름이랑 같아요~ 구여워요~
* 권역사업 : 농촌의 몇 개 마을을 묶어서 도농교류 등의 계획을 제안하면 공모를 통해 예산을 지원해주는 농림부의 농어촌개발사업.
행신동도 마을 공동체를 이루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도서관 같은 작은도서관부터 도토리 공동육아, 대안초등 고양우리학교, 불이마을 협동조합, 행신톡, 행신쿱 등의 성과들이 만들어졌지만, 안남면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러운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네요. 물론 이곳은 수변보호지역으로서 지역 개발에 제한을 받는 대신 대전 시민으로부터 물이용부담금을 받고 있고, 농촌이기 때문에 권역사업과 같은 농림부 지원도 있습니다. 즉, 어느 정도의 수입이 보장되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동네와 달리, 이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의회 역할을 하는 지역발전위원회를 만들어 의미있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작은도서관이나 배바우신문 같은 멋진 일들을 할 수 있는 거지요.
옥천신문과 배바우신문 그리고 안남 배바우 작은도서관, 지역발전위원회, 배바우 도농교류센터를 보면서 행신동에서는 어떤 점을 배워야 할까, 행신톡은 마을 미디어로서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 많은 생각이 드는 여정이었습니다. 당장 답을 내리긴 힘들겠지만 벤치마킹을 통해 우리들의 고민이 한 단계 깊어진 느낌입니다~ 안남면에 꼭 가보세요~~~
20150711 글 : 깨굴 / 사진 : 깨굴, 가가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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