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행복도시 고양 100인 대 토론회 소식
개회식 모습
8월 5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고양시청 체육관에서 100만 행복도시 고양 100인 대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날 토론회는 전체 14개 주제별로 각각 테이블이 마련된 가운데 136명이 참여하여 대성황을 이루었다. 14개 주제는 교육도시, 교통, 복지도시, 일자리창출, 재정건전성, 시민안전, 시민자치, 100만 도시 미래비전, SNS시정운영, 청년, 평화인권, 균형발전, 여성도시, 그리고 문화예술 등이다.
토론회는 먼저 국민의례로 시작하여 최성 시장의 인사말, 그리고 시장의 고양시정 보고 등으로 순서가 진행되었으며 시정보고 후 본격적으로 오전 1부 토론이 시작되었다. 오전 토론이 12시 조금 넘어 끝난 후 점심 식사시간이 주어졌으며 식사 후 13시 15분에 다시 모여 오후 순서를 이어갔다.
주제가 표시되어 있었다.
오후순서는 먼저 고양신한류문화단의 국악 연주가 있고 다음으로 각 분임조별로 주제 토론이 이어졌다. 주제토론이 끝난 다음 분임조별로 간략한 토론 보고가 이어졌고 시장의 폐회 인사말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장장 6시간 30분에 걸친 대 토론회였다.
이날 토론회의 특징은 말로서 하는 토론이 아니라 주로 쓰는 토론회라는 점이었다. 각 테이블에서는 커다란 전지에 각 조원이 포스트 잇(post it)에 써낸 내용을 붙이고 그 내용을 조원들이 간략하게 설명하고서 스티커로 투표를 해서 가장 바람직한 안을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오전 토론에서는 자기소개로 시작했는데 각자 고양시는 나에게 ( )이다. 라는 말의 ( )에 들어갈 말을 써내고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자기소개를 대신했다. 이렇게 하여 좋은 점은 각자 개인이 할 말의 양을 일정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단점은 시간이 엄청나게 걸렸다는 것이다. 자기가 쓸 내용을 생각하고 그것을 붙이고 왜 그렇게 하는지 진행 담당요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조별로 자기소개를 진행한 결과물을 체육관 벽에 전시했다.
조원 소개가 끝난 다음에는 시장이 발표한 고양시정 보고에서 좋았던 점 두 가지와 개선해야할 점 두 가지를 역시 포스트 잇에 써서 전지에 붙여 토론을 이어나갔다. 사전에 예고가 안 되어 있던 터라 시장이 보고한 내용을 생각해내느라 다들 애를 먹었다. 물론 자료집이 테이블 당 두어 권씩 배당되어 있었지만 돌려보며 찾아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모든 조원들이 다 붙이고 나서 왜 그것들을 선택했는지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그리고는 마치 액정화면 없는 전화기 또는 워키토키처럼 생긴 전송도구를 사용, 전면 스크린에 나타난 각 조별 좋은 점과 개선 점에 대한 항목들에 대해 투표를 실시하여 실시간으로 그 결과를 막대그래프로 표시했다.
고양시정 발표 중에서 공감하는 내용과 추가할 내용, 보충할 내용을
이렇게 포스트 잇에 적어서 전지에 붙였다.
이렇게 시장의 인사말과 시정보고, 그리고 조원 소개와 시정의 좋은 점과 개선 점을 선택하는 것으로 두 시간 가량의 오전 일정이 끝났다. 조금은 허망했다. 두 시간 동안 겨우 이 정도의 성과를 올리다니... 하지만 오후에는 좀 빠른 일정 전개가 이어지겠지 하는 바람을 가지고 점심식사를 하러 자리를 떠났다.
오후 일정은 오전 두 시간 긴장 속에서 진행한 것을 위로하기 위해 고양신한류예술단의 국악 연주로 시작했다. 독특한 세련미를 풍기는 한복을 입고 전통 악기를 연주하며 창을 했는데 체육관의 음향 시설이 썩 좋지가 않아 소리가 많이 갈라지고 잡음이 많이 섞여 듣기에 힘든 면이 있었다.
고양 신한류예술단의 공연. 열심히 공연을 했으나 음향시설의 문제로 제대로 감상하기는 어려웠다.
연주가 끝나고 각 테이블에 미리 선정된 주제가 제시되었다. 주제는 민선5기 시정과제를 중심으로 각 테이블의 주제와 부합하는 것들이었다. 조원들은 그 주제들 중에서 자기가 토론하기를 원하는 주제를 포스트 잇에 적어서 역시 전지에 붙였다. 그리고는 왜 그 주제를 선택했는지 설명을 했다. 설명이 끝난 후 동그란 스티커로 자기가 원하는 주제에 지지 표시를 해서 가장 표를 많이 얻은 순으로 두 가지 주제를 선정했다. 2시 30분에 시작한 주제 선정 작업이 다 끝나니 3시 30분이 되었다. 주제 선정에 무려 한 시간이 걸린 것이다.
각 조별로 이렇게 토론 주제가 제시되었다.
각 조에서 선정한 두 가지 주제를 놓고 다시 토론을 진행했는데 그 방식은 그 주제를 실천하기 위해 정부(고양시)가 해야 할 일과 정부와 개인이 함께 할 일, 그리고 개인이 할 일 등 세 가지 방안을 포스트 잇에 써서 내고 그것을 전지에 붙여 표로 완성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각 테이블에 배치된 진행요원은 그 내용들을 즉시 컴퓨터에 입력하여 정면의 화면에 출력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었다.
토론이 끝난 후 각 조별로 실천방안을 화면에 띄우고 해당 조의 발표자가 무대로 나가 자기가 속한 조의 토론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각각의 토론 참가자들은 전송도구로 자신이 지지하는 항목을 전송하여 화면에 막대그래프로 지지율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결론을 이끌어 냈다.
왼쪽 화면에는 발표 내용이 트리로, 오른편 화면에는 사진으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각 조별로 2분의 발표시간이 주어졌지만 대부분의 발표자들은 1분 정도를 초과하여 3분 정도를 발표했다. 발표가 다 끝나자 시계는 이미 4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최성 시장의 폐회 인사말을 끝으로 대 토론회는 막을 내렸다.
매우 생소한 이 토론 방식의 좋은 점은 일반적인 토론회에서 자주 목격하는 장면인 특정 인물이 장시간 마이크를 독점하거나 발언 시간을 독식하는 폐단이 일체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주체측이 미리 선정한 주제들을 바탕으로 토론을 전개하므로 토론자가 사전에 준비할 것이 아무 것도 없고 그냥 참석만 하면 자동으로 토론이 전개되어 나가고 결론까지 도출될 수 있는, 결과물을 낸다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매우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토론 방법이라 하겠다.
토론 전체 진행을 맡은 정완선 대표(왼쪽). 이날 토론회의 셋업을 맡았다.
단점으로는 토론이라는 것이 토론 참여자의 창의적이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는 것인데 이 방식으로는 그런 효과는 단 하나도 거둘 수 없었다. 주제가 정해져 있고 그 주제에 대한 토론의 범위까지 설정되어 있어 개인이 특별히 할 수 있는 점은 없었다. 제시된 주제를 포스트 잇에 적어내는 것으로 의견수렴을 하다 보니 깊이 있는 내용을 표현할 길도 없었다. 따라서 이 방식의 토론은 토론이라기보다는 시정에 대한 여론 주도층의 여론을 확인하는 여론조사에 더 가까웠다. 토론에 참여하는 참여자의 입장에서는 마치 고등학교 수련회에 참여한 느낌이 들어 약간은 당혹스럽기도 했다.
이 토론회를 통해 고양시는 고양시민들이 민선5기 과제들에 대해 대체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정책을 어떤 방식으로 펼쳐나갈 것을 원하고 있는지 밑그림을 그리는 데는 성공했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매우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토론회의 목적에 이런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들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토론회 진행 도중에 새로 부임한 최봉순 제2부시장의 부임 인사도 있었다. 별도의 취임식 없이 간단히 이 행사를 통해 인사하는 것으로 대신한다고 했다. 전임 고양시 행정부시장이었던 만큼 큰 활약을 기대해 본다.
이날 토론회 결과에 대한 고양시의 자료가 입수되면 추가 후속보도를 약속드린다.
토론 참가들이 고양시에 바라는 말을 적어서 붙인 미래희망 트리
이상
<깨굴의 특명 지시를 받아 마지못해 기사를 작성한 이상성 급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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