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신톡X리드미] 청소년들이 대통령을 뽑아보았다 - 불이학교 민주주의의 날, 대선 모의투표
전 세계의 90% 나라가 만 18세부터 투표권이 있고 오스트리아 같은 경우는 고령화 시대의 세대 균형을 위해, 스코틀랜드는 '미래를 살아갈 주요 당사자'라는 이유로 만 16세부터 투표를 합니다.
우리나라는 투표권이 만 19세 이상으로 제한되어 있죠. 결국 청소년은 투표를 못합니다. 특히 교육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교육감 선거에도 참여하지 못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이 다른 나라 청소년에 비해 뭐가 덜떨어진 것도 아니고 노년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투표권 연령 낮추기는 필수적이고 대세인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럼 실제 청소년들은 이번 대선 후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투표권은 없지만 내일 투표할 만 19세 이상 유권자들이 청소년의 의견을 들어봤으면 해서 불이학교 모의투표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11시가 되자 전교생이 강당에 모였습니다. 20여명의 학생들이 무대에 나와 각 후보별 정책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후보별로 조를 나눠 각 후보의 외교안보, 경제, 복지, 생태, 교육 정책 등을 요약해서 설명했습니다. 정책 설명은 실제 후보 기호와 다르며 후보 이름도 밝히지 않고 진행되었습니다. 정책공약만 보고 판단해보라는 뜻이겠죠. (문제는 공약이 제대로 안 지켜진다는... 쿨럭...)
학생들이 발표한 정책공약을 가지고 현실 후보와 비교하여 판단한 결과 1번은 홍준표, 2번은 안철수, 3번은 심상정, 4번은 유승민, 5번은 문재인 후보네요.
재밌고 날카로운 토론회가 이루어졌습니다.
문▶홍 : 최저임금을 2022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것은 그냥 가만히 있겠다는 얘기 아닌가?
홍 : 네...
안▶심 : 사드 배치 시 우리가 10억불을 내야 한다는 얘기는 트럼프 개인의 의견이고 미국이 지불할거라고 미국에서 밝혔는데 확인하고 말씀하신건가?
심 : 우리는 사드 배치를 철회한다는 공약이다.
안▶모든후보 : 교육정책은 근본적으로 따져야 한다. 사교육 같은 것은 표면적 문제이지 근본적인 것이 아니다. 그럼 근본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묻고 싶다.
문 : 8~14조 원 드는 학제 개편은 완전히 혁명 수준인데 우리 후보는 실패할 위험없이 단계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돈이 그렇게 많이 들면 예산 문제는 어떻게 하고 과도기에 걸리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안 : 우리도 점진적으로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정한 세대부터 점진적으로 하는거다. 자세한 부분은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향후 10년 간 계획을 세워서 진행하는 것이다.
문 : 점진적이라는 것의 뜻은?
안 : 시범교육부터 들어간 후 국가교육위원회가 체크를 하면서...
문 : 두 학년이 함께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시범사업이 거의 불가능 한 것으로 알고있다.
안 : 한 지역이나 한 학교를 지정해서 할 수도 있다.
문 : 일정 기간 동안 한다는 것은 얼마 정도인가?
안 : 그건 국가교육위원회가 결정할 것임.
문 : 12, 13년 생을 데리고 도박하는 것 아닌가.
심 : 대학입시나 사교육이 표면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학제 개편처럼 통째로 바꾸는 것 보다 학생들이 심각하고 시급하게 느끼고 있는 문제를 바꿔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
유 : 학년 제도를 폐지하고 개인별 보다는 집단별 학습이 중요하고, 수업의 선택권도 늘여서 수강신청 식 등 근본적인 문제보다는 표면적인 문제를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홍 : 질문이 정확히 뭐냐? 근본적/표면적 문제가 어떤 게 있는 지 정확히 얘기해달라.
문 :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스펙만 더 쌓으려 하니 기업에서 실제 필요한 인재들은 더 찾기 힘들어진다. 스펙이라는 것은 시험 성적, 명문대, 자격증 등이 떠오르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육을 바꿔야 한다. 4차산업시대로 접어들면 더욱 이런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홍 : 무엇을 목적으로 교육을 개편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심▶안 : 장애등급제 기준을 완화한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 기준을 완화한다는 것은 장애인 복지를 현재보다 축소하겠다는 것 아닌가?
안 : 장애등급제 기준을 완화한다는 것은 인정 기준을 넓혀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혜택을 드리겠다는 뜻이다.
심▶문 : 대학 반값 등록금의 재원 마련 방법은 무엇인가?
문 : 증세가 아닌 지금 있는 세금에서 해결할 수 있다. 뒷돈으로 빠져나가는 세금이 많다고 본다.
안 : 뒷돈이 무엇인가?
문 : 알게 모르게 빠져나가는 국방비와 복지비가 있을 것이다.
안 : 그걸로 100% 다 조달할 수 있나? 또한 환수 가능한가? 구체적 방법이 무엇인가?
문 : 사립대를 먼저 시작하고 점차적으로 공립대로 확대할 것이다.
홍▶문 : 아까 질문에 대한 보충 답변을 하고 싶다. 우리 후보는 2022년이 아니라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것이었다. 최저임금 올리는 것보다는 부동산 정책 등 다른 정책이 더 중요하지 않나? 최저임금 1만원으로 올리면 무엇이 해결되나?
문 : 잘못 알았다면 죄송하다. 우리 후보도 부동산 정책이 있다.
홍 :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올라도 물가가 함께 올라갈텐데 문제해결이 되나?
문 : 2022년도까지 물가상승률을 적용하면 1만원 가까이 된다. 그러니 2022년 전에 1만원으로 올리면 물가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홍 : JTBC에서 봤나?
문 : 그렇다.
홍 : 손석희씨한테 들었나?
문 : 다른 뉴스에서 들었을거다.
홍 : 알았다...
청중1▶심 : 신재생에너지 전환이나 청소년 복지 등 다른 후보들보다 예산이 많이 필요해 보이는데 그 재원 마련 방법은 무엇인가? 증세를 하면 경제위축의 우려가 있지 않나? 그리고 여성일자리 관련해서 육아휴직 기간 늘이고 액수를 늘이겠다고 했는데 그것 말고 권고퇴직이라든가 강제퇴직하는 등의 문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심 : 등록금은 당연히 국고로 지원할 것이고 최대 3조3천억 정도가 필요한데 학생 수가 감소 추세에 있으므로 이보단 적게 들 것이다.
청중1 : 어쨌든 그 출처가 어디인가? 증세인가?
심 : 지금 답변할 수 있을만큼 정책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 죄송하다.
청중2▶홍 : 4대강에 대해서 어떻게 할건지 궁금하다.
홍 :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작살난 생태계를 복원하겠다.
청중2 : 제가 들은 바로는 4대강을 잘 한 사업이라고 발언했던데...
홍 :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냐!!!
청중3▶모든후보 : 임금차별이 결국 교육 문제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되지 않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이렇게 벌어져 있어서는 큰일이다. 법인세 인상을 포함한 대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홍 : 대기업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세금도 더 내게 하면 안된다. 지금이 이대로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 : 재벌개혁을 통해서 세금을 회피하는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제시했다. 중소기업을 양성하기 위한 정책도 가지고 있다.
심 : 기업의 법인세와 상속세를 인상할 것이고 거기서 나온 세금으로 다른 복지정책을 할 예정이다.
유 : 증세를 하되 가진 사람은 더 많이 부담하고 불공평한 세금 현황을 개선해서 중부담 중복지를 추진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과 합의해서 진행할 것이다.
문 : 재벌대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을 높이고 대기업에 한해서 법인세를 높일 것이다.
토론회가 끝난 후 전교생이 본관으로 이동해 투표가 진행되었습니다. 투표는 실제 대선후보 기호가 아닌 불이학교 자체적으로 정책설명회와 토론회를 했던 기호로 후보 이름 없이 이루어졌습니다.
투표를 끝내고 밥을 맛있게 먹은 학생들은 다시 강당에 모였습니다. 개표 결과를 발표하고 당선된 대선 후보에게 불이학교 학생들이 사전에 의견을 모아서 정리한 정책제안서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일단 투표 결과는??? 짜잔~~~
1번 홍준표 : 9표
2번 안철수 : 9표
3번 심상정 : 33표(당선)
4번 유승민 : 4표
5번 문재인 : 25표
불이학교 학생들이 대통령에게 드리는 정책제안서
1. 대안학교 관련 정책제안
1.1 교육의 다양성을 인정해주세요.
1.2 교육비 지원, 학력인정, 급식비 지원해주세요.
1.3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에게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하지 마십쇼.
학교밖 청소년의 정의는 학교 외의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에도 나와 있듯이, 초중등 교육법에 의해 학교를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하지만 학교밖 청소년이라는 단어를 매우 극단적으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현재는 일반적으로 변화시켜 폭력적인 말로밖에 들리지가 않습니다. 대안학교 역시 제도교육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교육의 한계를 넘어서 대안적인 교육으로 모색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안학교 중 대부분은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요.
대안학교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교육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학생은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교육과 다르다고 차별할 것이 아니라 교육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대안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일반학교를 다니는 학생과 같은 혜택을 받아야 합니다. (학력 인정/교육비 지원/급식비 지원 등)
일반학교를 다니지 않고 대안학교를 다니는 학생에게도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것 역시 대안교육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대안학교 학생도 엄연히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임을 기억해주세요.
2. 국가 관련 정책제안
2.1 동물 보호법을 개정해주세요.
요즘 동물보호에 관한 문제의식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유기견과 동물학대등의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가 발달해서 동물학대 영상이 올라오면 더 빨리 더 많이 확산되서 많이 사람들이 영상을 쉽게 접하게 되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동물에 대한 문제의식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동물보호법과 그리고 동물을 학대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사람에게 권리가 있는데 동물에게도 권리가 필요합니다.
2.2 유치원도 필수교육으로 해서 무상교육으로 해주면 좋겠습니다.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유치원을 나왔을 것입니다. 유치원을 나오지 않으면 이제 초등학교 교육도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유치원부터 필수교육으로 정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전부 함께 이어서 교육을 할수 있게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3 만 17세 이상 투표할 수 있게 해주세요.
요즘 선거권을 낮춰달라는 청소년들의 부탁이 많이 있습니다. 많은 정치인들은 보통 투표권을 가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만19세 이상의 사람들의 마음만을 사로잡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막상 학생들을 위한 정책이 많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이 원하지 않은 정책인데도 어른들이 뽑아서 정책이 실행이 된다면 얼마나 불만이 많이 나오겠습니까. 청소년들도 한국의 국민으로써 하나의 표를 같이 행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2.4 국가의 세금을 경제발전과 국민의 안전, 여가생활을 위해 써주세요.
3. 정책은 아니지만 제안하는 제안
3.1 통일시켜주세요.
3.2 제안하신 공약을 꼭 지켜주세요.
공약이란 정부, 정당, 입후보자 등이 어떤 일에 대하여 국민에게 실행할 것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그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들을 속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공약을 보고 뽑는 국민들도 있기 때문에 공약을 지키지 못한다면 실망감도 크며 배신감도 엄청날 것입니다.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 그 외 몇 전 대통령들도 내세우신 공약들을 지키지 못한 점이 많았습니다. ‘당선만 되고 보자’보다는 국민들에게 (공약) 실현 가능성을 알려주기 바랍니다.
3.3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되게 해주세요.
모두가 알다시피 사회에서는 많은 차별이 많습니다. 성차별, 인종차별, 장애인차별, 학력차별 등등... ‘차별은 안 좋다.’ 라는 것은 알지만 바꾸어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바뀌었다면 ‘차별받지 않는 사회’라는 제안이 안 나왔을 겁니다. 대표적으로 요즘 인터넷에서 많은 차별들이 있습니다. 차별의 심각성을 느껴서 이렇게 제안을 합니다. 차별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생각들이 바꾸어야하지만 대통령님께서 생각을 바로 잡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차별보다는 이해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3.4 세월호의 모든 진실을 밝혀주세요.
2014년 4월 16일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여 300여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하였습니다. 3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세월호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점점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잊어서야 안 되는 세월호 사고... 세월호의 진실은 언제 밝혀지는 건지 궁금합니다. 세월호 사고를 어렸을 때부터 알려주어서 잊혀지지 않게 만들어주세요. 그리고 혹시 모를 사고의 대비에 신경 써주시길 바랍니다.
불이학교 민주주의의날은 민주주의 관련 영화를 보고 토론회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만 19세 이상만 투표권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청소년들이 얼마나 대선을 비롯한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심도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정책제안서에도 있듯이 투표권 행사를 만 17세로 낮추기 위한 수업도 진행 중이라던데, 현재의 교육정책의 당사자이자 미래의 사회를 살아갈 주인공들인 청소년들이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합니다.
생중계 동영상 https://www.facebook.com/readme100/videos/1916344591911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