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예산책정 앞두고 긴축재정 논란 기초연금 등 확대로 가용예산 빨간불 지방세 개편 통해 재정자립도 높여야
“각 부서별로 요청한 내년 예산규모가 가용 가능 예산을 뛰어넘은 수준입니다. 워크샵을 통해 3000억원을 줄였지만 아직 초과 예산수요가 있어 고민이 크네요. 고양시민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지
난 4일 내년 예산책정을 앞두고 최성 시장이 페이스북에 어려움을 호소한 글이다. 시에 따르면 2015년도 일반회계 기준 고양시의
가용 가능 살림살이 규모는 약 1조1400억원. 하지만 정부의 복지정책 변화 및 100만 도시 조직개편안 등으로 예산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각 부서에서 요청한 내년 필요예산은 1조7000억 원에 이른다.
지난 14일부터 진행된 100시간
예산대토론회를 거쳐 예산규모를 대폭 축소시켰지만 여전히 초과예산수요가 남아있어 사실상 긴축예산운영이 불가피한 상황. 세수확보를
위해 시가 보유중인 ‘킨텍스 지원·활성화시설 부지’를 비롯해 일부 시유지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이 역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미래의 행정자산을 섣불리 팔아치워서는 안된다”는 반대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2할의 자치, 열악한 재정자립 지자체 재정위기는 비단 고양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방자치제도 실시 후 20년이 훌쩍 지났지만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은 여전히 ‘8 대 2’으로 고착화돼 있다.
지
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 평균은 1995년 63.5%에서 2014년 50.3%로 계속 하락했다. 재정자립도가 낮으면 재정 운용이
경직될 수밖에 없고, 지역개발 투자 사업은 고사하고 지자체 운영조차 어렵게 된다. 지난 13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지방재정 건전화를 통한 건강한 지방자치제도 정착을 위한 토론회’에서 김윤식 시흥시장은 “지방세 비과세·감면·인하정책으로
2012년 이후 지방세 신장은 거의 없는 반면 중앙정책에 대한 지방비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쥐어짤 데로 쥐어짜봐도
자체사업 하나 제대로 추진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고양시의 경우 2013년 *재정자립도는
55.33%로 2012년보다 4.77%포인트(p) 하락했다. 유사단체 평균(49.51%)에 비해서는 높지만 성남시(67.17%),
용인시(60.52%) 등과 비교해보면 낮은 수치다. **재정자주도는 전년보다 5.38%가 떨어진 70.12%를 기록했는데 이는
동종자치단체 평균 감소치(전년도 대비 -0.37p)에 비해 하락폭이 훨씬 큰 수준이다.
과천시 절반 수준인 1인당 예산 주민 1인당 예산액을
살펴보면 훨씬 더 암담하다. 2014년 고양시민 1인당 예산액(2013.12.31기준)이 111만원으로 경기도 평균(144만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경기도 전체 자치단체 가운데 부천시(103만원) 다음으로 낮은 규모를 보이고 있다. 반면
과천시(253만원)와 동두천시(234만원)같이 상대적으로 인구규모가 작은 곳은 1인당 예산액이 고양시에 비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표2>.
이러한 재정상황은 정부의 각종 복지정책 확대로 인해 세출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지방세수 신장은 이를 뒤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 것이며 재정압박은 이미 예견되었던 사실이다. 고양시 재정공시에 나타난
세입규모를 살펴보면 일반회계 기준 2009년 8684억원(75.62%)에서 2014년 1조1000억원(80.68%)으로
인구증가폭에 비해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같은 기간 사회복지비 비중은 기초연금 등 국책사업 확대로 2배가량
증가(2164억원->4482억원)하면서 세출구조가 급격히 변화될 수 밖에 없었다. 2015년도 예산안 또한 복지 예산이
일반회계의 42.15%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삼송·원흥지구에 입주 예정인 서민 보금자리 주택의 수급자 가구증가에
대한 사회복지 비용부담이 더욱 급격히 증가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도시안전관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수송및 교통분야,
국토 및 지역개발분야 예산이 급격히 감소해 도시기반시설 유지관리비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자체사업 비중 역시
재정자립도와 비례해 점점 낮아지고 있어 자치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지방재정의 추가확충이 절실하다<표1>.
국책사업 ‘보육비와 기초연금’, 국고비율 높여야 하지만
2013년 발표된 고양시 5년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따르면 일반회계 기준 2017년까지 세입규모는 거의 제자리걸음일 것으로
예상된다. 위 계획서에 따르면 “경기침체에 의한 자체재원의 부족과 국가예산의 영향을 받은 의존재원 확보의 어려움으로 수입증가폭이
적고 상대적으로 인건비, 경상적 경비 등 경상지출예산은 늘어남에 따라 가용재원의 규모는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고양시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체적 노력여하에 앞서 국세와 지방세 간 세목 조정 등 실질적
재정분권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정섭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재정 연구실장은 “지자체에 막대한
부담이 되고 있는 사회복지 재원분담 체계를 중앙정부 중심으로 개선하는 한편 국고보조금 대신 지방세, 일반교부금 등 일반재원을
확대하는 방안, 지방비부담관련 협의체 운영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재정자립도: (지방세 + 세외수입) / 자치단체 예산규모 X 100 **재정자주도: (자체수입 + 자주재원) / 자치단체 예산규모 X 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