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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신톡 늬우스/기인 늬우스

햇빛 21단지, 크은~ 작은도서관~

햇빛 21단지, 크은~ 작은도서관~


햇빛마을 21단지 관리사무소 건물엔 작지만 매우 알찬 도서관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하여 '햇빛 21단지 작은도서관'.


1층 경로당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2층의 관리사무실 옆에 작은 문이 보입니다. 문을 밀고 들어가면 와~~작은 공간일 줄 알았는데 아늑하고 널찍한 곳이 책을 품은 어미닭처럼 우릴 맞아줍니다. 사서 선생님 자리와 도서 검색, 만남을 제공하는 공간이 맨 처음 보이고 양쪽으로 성인도서와 어린이 책 공간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 도서 코너는 작은 소파에 편히 앉아 책을 볼 수도 있고, 높은 곳의 책을 아이들 스스로 찾아 읽을 수 있게 작은 받침대가 있어요. 돌돌 굴려 이동시킬 수 있죠.
컴퓨터엔 도서 검색을 할 수 있게 사서샘이 프로그램을 다 만들어 놓으셨어요. 내가 원하는 책이 있는지 클릭!하면 소장여부와 대출가능한지를 한눈에 볼 수 있죠.

▲ 자료 정리에 바쁘신 사서샘

사서샘(별명 하늘샘, 윤영연선생님)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눴습니다.
2013년 1월 개관한 이 도서관은 소장도서 2500권으로 시작, 지금은 6300권정도 된다고 해요. 회원은 966명(2014. 8.21 현재)인데 21단지 주민과 외부 주민 비율이 반반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곳은 공립이라 고양시민이라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답니다.
2달에 한 번씩 새로 책을 들여오는데 주민들이 희망자료를 적어낸 것을 반영하여 구입합니다. 제가 희망자료 써낸 책들을 틈틈이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얼마 전엔  심리학 관련서적을 3권 주문했고 조만간 책장에서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겁니다.
사서샘이 지금껏 가장 보람있었던 때는 책동아리, 자원봉사 동아리와 함께 하며 고민해왔던 시간이라 합니다. 힘들었던 점은 처음 개관 과정 2~3개월간 혼자서 모든 방향을 정하고 운영계획을 세웠던 점이라 해요. 사서샘은 어린이도서연구회 활동도 해 오신 분으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습니다. 그의 노력 덕택에 어린이를 위한 실속 있는 프로그램들이 풍성해서 늘 많은 아이들이 이곳에 찾아옵니다.


고양우리학교 2학년 양정해민군은 엄마의 강압(?)에 못 이겨 처음 이곳에 발을 들여놓았으나 지금은 단골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어린이는 방학 때마다 초등학생을 위한 바느질 강좌에 참여해서 콩주머니인형, 닭인형, 양말인형 등을 만들었다고 해요. 이곳에서 상영한 가족영화 '마틸다'도 넘 재밌었는데 중간에 친구가 나가자고 해서 끝부분을 못 본 게 두고두고 아쉽다네요. 언젠가 사서샘께 영화파일 받을 수 있을지 여쭤보겠답니다. 방학 때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 30분당 도장 하나씩을 받는데 작년엔 25개 이상을 받아서 상으로 인형 책갈피를 받았대요. 올해는 노는 데 정신 팔려 도장을 많이 못 받았다고 하네요.


사서샘은 '사람이 가장 먼저고 책은 그 다음'이란 말씀을 하시며 도서관활동의 꽃은 <책 읽어주기와 자원봉사활동>이라 합니다.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도서관을 마을사랑방으로 만들어가는 사서샘의 미소가 소녀처럼 아름다웠습니다.
통기타, 우클렐레, 북클럽, 자원봉사 동아리 모임 등이 이뤄지고 있는 이곳에선 매달 영화상영이나 어른, 어린이를 위한 모임이나 강좌가 풍부해요. 


정보를 얻고 싶으면 도서관 카페를 클릭! http://cafe.daum.net/hb21library



▲ 도서관 내에서 빛그림자극 공연관람(제목: 배꼽 빠지게 웃기고 재미난 똥이야기)


▲ 도서관 어린이 책 코너


20140904 글/사진 디토(햇빛21단지 주민, 고양우리학교 학부모, 불이학교 영어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