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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신톡 늬우스/짧은 늬우스

불이 여름 체험학교 “내 마음에 집을 지어요”

​8월 10일~ 12일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 생활의 얼마만큼을 스스로 온전히 책임지고 있을까?
누군가 만들어 놓은 집에서 일어나, 누군가 만들어놓은 옷을 입고,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가) 만든 음식을 먹고 있지는 않은지. 이렇게 어디에서 나오는 지도 모르는 것들에 내 생활을 맡기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쯤 생각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이런 상상도 해본다. 내가 사는 집을 내가 직접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내가 입는 옷을 직접 만든다면 마음에 쏙 드는 그런 옷이 되겠지? 등등. 하지만 이내 현실에 떠밀려 잡생각은 그만두고 일이나 하자며 충혈된 눈을 돌려 모니터를 바라본다.

어릴 때 꿈꾸었던, 어쩌면 지금은 더 강렬한 이런 몽상을 실현할 수 있으면 할 때 우연찮게 불이학교에서 그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 그래, 자립 생활의 기본을 익히면서 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자. 단순한 생활로 돌아간다면 얼마든지 우리가 협업하여 집을 짓고 옷을 만들고 밥도 해먹을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마음의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예술 활동도 지속적으로 하면서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 어쩌면 마지막 날에는 우리가 지은 집에서, 그동안 연습한 악기와 예술 작품을 공연하면서 마음이 부쩍 커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여 탄생한 것이 불이 여름 체험학교 ‘내 마음에 집을 지어요’.

올해는 체험학교에서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접통 집 ‘티피’를 만들 예정이다. 낮에는 함께 티피를 만들고 밤에는 티피용 천에 마음껏 그림을 그리거나 낙서를 할 예정이다. 그리고 자투리 시간에 바느질로 연결하면 끝! 집 한 채 짓기 너무 쉬운가. 다 협동이 만들어내는 힘이다. 체험학교의 프로그램은 모둠 형태로 진행되는데 첫 날 만나는 모둠 친구들이 마지막까지 함께 한다. 집도 짓고 밥도 짓고. 애들끼리 해 먹는 밥이 얼마나 알찰까 걱정하시는 분이 계시겠지만 작년에는 무려 생선을 굽는 모둠도 있었다. 너무 더운 낮에는 물놀이도 하고. 이러다 보면 올해 체험학교도 어느새 끝나 있겠지? 다들 까맣게 탄 얼굴로 집에 가면 이야기를 한바구니 쏟아낼 그 아이들이 벌써부터 사랑스럽다.




불이학교 아삭